[우리의 주장] 늦은 출발, 큰 결실

첫 여기자대회를 축하하며 남기자의 화답을 바란다





지난 11~12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1회 전국여기자대회는 국내 첫 행사라는 기록적

의미를 뛰어넘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땅에 여기자라는 이름의 직업이 등장한 이래

1세기가 마감되 는 시점에, 서구 선진사회에서는 더이상 남성과 여성의 성적 경

계마저 흐릿해지고 있는 열린 시대에, 여기자대회가 처음으로 열 렸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역설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사회 어느 분야보다 빠르게 새로운 시대 조류를 호흡하고 개방 과 진보의 선두를

자처해온 언론계에서 여기자들이 여전히 선택 된 소수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이번 대회는 반증하 고 있다.



주최쪽인 기자협회에 따르면 전국 140여개 지회 가운데 여기자 가 한명도 없는

곳이 여전히 적지 않고, 전체 회원사 평균 여기 자의 비율이 5~6%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90년대 들어 사회 전분야에서 여성인력의 진출이

활발해지 고 활동 영역도 뚜렷하게 넓어지면서 언론사들이 더이상 여기자 의

채용을 기피하거나 취재분야를 제한하는 현상은 차츰 개선되 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만큼 여기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 의 벽도 낮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인이자 사회의 공기인 언론인으로서 여기자들 스 스로가 직업의식과

사명감을 분명하게 자각하고 실천에 나서고 있다.

·여기자의 리더쉽 개발'을 내건 이번 대회의 주제는 여기자들 의 현실 인식

수준과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를 새삼 확인시켜주 고 있다.



우선 여기자들이 선택된 소수의 울타리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언 론사 조직의

중심에 진입해 당당한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 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대회 참석자들은 최근 ·언론장악 문건' 파문으로 심지어 ·정보매매꾼'으로까지

추락한 언론인의 위상과 의심받고 있는 윤리의식을 복구하는 데 여성들이 갖고 있

는 자질과 덕목을 적극적으로 발휘할 것을 다짐했다.



둘째로 여기자들은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분출하고 있는 여성 에너지를 전파하고

융합하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 을 공유하고 실천해나갈 것을

결의했다.

비록 출발은 늦고 아직은 소수이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분명히 알게된

만큼 여기자들의 목소리가 언론계는 물론 사회 전 반에 신선한 활력으로

울려퍼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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