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불법행위를 한 종교집단에까지 무더기로 반론보도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언론보도 위축에 대한 우려가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MBC는 서울지법 남부지원의 1심 판결에 따라 지난 주 만민중앙교회와 이재록 목사의 반론보도 23건을 뉴스 프로그램 12개, 'PD수첩', '화제집중' 등 14개 프로그램에서 방송하는 언론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반론내용은 이재록 목사가 교회 헌금을 유용한 적이 없다는 것 등 총 40여 개 사안이었다.



특히 뉴스데스크의 경우 29일과 30일 2회에 걸쳐 뉴스 시작 전 5분씩 총 10여분을 할애해 반론을 보도했다. 뉴스데스크는 또 반론보도 말미와 별도의 기자 리포트를 통해 "반론보도는 정정보도와 다르다. 반론보도에서 주장된 내용이 사실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MBC 보도국의 한 간부는 강력한 불만과 우려를 나타냈다. 이 간부는 ▷이전의 형사재판에서 교회 핵심간부 11명에게 유죄를 선고해 교회측의 방송사 난입 주도를 재판부가 사실상 인정했는데도 이번 민사재판에서는 교회와 불법당사자를 분리해 반론권을 준 점 ▷1심 판결문을 송달 받은 후 1주일 이내에 반론을 보도하도록 해 이후 확정판결에서 1심과 다른 판결이 나더라도 MBC측으로선 만회할 기회가 없게 된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와 관련 PD연합회(회장 윤동찬)는 25일 성명을 내고 "거대 언론에 맞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의 반론보도권이 사교집단과 다름없는 거대 이익단체의 면죄부로 활용되는 현실을 재판부는 직시하라"고 비난했다. 또 "이번 반론보도 판결이 공익을 위한 언론의 보도활동을 위축시킬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지법 남부지원 제1민사부(재판관 변종춘)는 14일 만민중앙교회와 이재록 목사가 낸 60여 건의 반론 청구 중 일부를 받아들여 MBC가 판결문을 받은지 1주일 내에 23건의 반론을 보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교회의 신도들이 방송국 난입으로 처벌받았다 해도 청구인인 교회가 불법행위 당사자는 아닌 만큼 반론보도 청구권을 인정하고 ▷청구인의 반론이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는 증거가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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