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는 '촌티' '악바리' '건방져'

기협 여성특위 홈페이지 '흉보기' 코너 격의없는 의견 눈길

'악바리', '촌스러움', '건방짐'... 모두 여기자를 흉보는 말들이다. 기자협회 여성특별위원회의 홈페이지 <미디어 페미니즘>에는 요즘 여기자를 흉보는 말들이 가득하다. 최근 2호를 내놓은 <미디어 페미니즘>이 메인디쉬로 '여기자 흉보기'를 선택한 덕이다. '여기자 흉보기'를 기획한 편집장 KBS 이현님 기자는 "동료기자, 취재원 모두 절대적 다수가 남성인 현실 속에서 옳든 그르든 여기자에 대한 외부의 시선을 접하는 것은 여기자들에게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주제선정의 배경을 밝힌다.



익명의 대기업 홍보담당자는 여기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촌스러움'을 들면서 여기자를 "옷을 세련되게 입을 줄도, 화장하는 법도 잘 모르는 '공부만 잘하는' 부류의 여자"라고 표현한다. 또 대부분 짧은 단발머리에 될 수 있으면 튀지 않는 무채색과 무난한 디자인, 그리고 바지만을 고집하는 여기자들의 이미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중성적 이미지'라고 지적한다.



"아 씨발 열받네. (형사)과장 나오라고 그래!" 아버지뻘은 족히 됨직한 일선 형사들에게 욕설을 퍼부어대는 여기자. 출입기자들과 취재원 사이의 상견례를 겸한 식사자리,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끝까지 남아 '적들의 맹공'을 받아내는 여기자. 이런 '악바리' 혹은 '투사'형의 여기자들에게는 "폐쇄적인 승부욕"을 버리라는 일침이 가해진다.



남들보다 좀더 늦게 출근하고 퇴근할 때는 확실하게 퇴근, 술자리 가서도 적당히 자리를 떠나는 여기자. 상사의 강한 질책에 삐지고 심한 경우 훌쩍거리기까지 하는 여기자. 남녀평등을 목청껏 외치다 불리할 때는 여자임을 드러내는 여기자. 이런 '얌체'형의 여기자들 역시 여지없이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질책과 함께 일부 글에는 여기자를 흉보는 말들 중 상당수가 남자기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가능한 것이라는 점, "여기자들이 기자이길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여자이길 바라는" 남자기자들의 이중잣대에 대한 문제점 등 여기자 흉보기를 둘러싼 남성중심적 시각 역시 지적되고 있다.



"너희들은 여자가 아니야. 기자지." 신문사에 갓 입사한 경찰출입 여기자들에게 선배들이 흔히 하는 말. '여자티' 내지 않기 위해 "왠만하면 깔끔 떨지 않고 술 마실 때도 기를 쓰고 마시지만 어느새 여자가 그게뭐냐?"는질타를 받게 된다. 결국에는 "여자티를 내는 여기자들에게 선배들의 사랑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다음은 지영선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 쓴 '꼴불견? 자격지심?'의 결론이다.



"그러나 나는 이 '꼴불견!' 소리는 계속 듣는 쪽을 택하겠다. '자격'과 '기회'에 관한 논쟁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비슷하다. 요구하지 않는 기회를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 자격을 갖추는 노력 또한 열심히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요구만 한다고 순순히 기회를 줄 리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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