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사태' 주제는 뺄테니 토론회에 나오지 말라고 통보했다. 그런데 프로그램 시작이후 1시간여 간 중앙일보 얘기만 하고 있잖은가."
21일 MBC '정운영의 100분 토론'을 지켜본 중앙일보 한 기자의 성토였다. 애초 토론회 출현을 자청한 것도 아니고, 지난 월요일 섭외가 들어오자 중앙일보 비대위는 이를 수락하고 예상질문을 뽑아가며 준비해온 터였다.
방송 당일 오전까지 MBC는 자사 홈페이지에 '중앙일보 사태-언론탄압인가, 개인비리인가?', '무엇이 언론개혁인가' 두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고 소개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토론회는 중앙일보 조현욱 비대위원장만 빠지고 예정대로 진행된 셈이 됐다.
그런데 토론회 말미인 밤 12시 55분 경 조 비대위원장의 '신기남 의원측이 먼저 중앙일보에서 참석하면 불참하겠다는 통보를 했다'는 요지의 전화 발언이 방송됐다. 신 의원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중앙일보가 비판받는 과잉 대응과 같은 맥락"이라고 평했다.
신 의원은 "외부 간섭 운운은 근거 없는 얘기"라며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 얘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래 주제인 언론개혁으로 돌아가자"고 덧붙였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발언이었다. 신 의원 말대로 토론회는 "중앙일보 사태를 계기로 언론개혁을 논하는" 자리였다. 중앙일보 주장에 대한 비판이든 지지든 그것에 대한 논의는 언론개혁의 방향을 설정하는 좋은 사례가 될 터였다.
문화관광위 간사를 맡은 책임 있는 여당 의원으로서 뒤늦게라도 '당사자'의 주장이 나왔다면 정면으로 이를 논하는 것도 "본래 주제인 언론개혁"에서 벗어나지 않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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