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경인방송지부(위원장 강일석)가 사측의 인사조치에 반발,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회장실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경인방송노조는 지난달 29일 ‘회장실 점거농성에 들어가며’라는 선언문을 통해 “박상은 회장은 경인방송을 자본에 넘기려 하고 있다. 투자유치를 미끼로 국장들에 대한 원칙 없는 구조조정을 정당화하려 했고, 소신에 따라 현장을 지켜온 동료들에 대해 징계와 다름없는 보복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며 “박 회장이 경인방송을 떠날 때까지 회장실을 무기한 점거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20일 사측이 국장급 간부 4명을 대기발령 조치한 데 이어 26일 후속인사에서 차장급 간부까지 직제가 불분명한 ‘위원’에 발령하고 전직 노조 간부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를 단행하자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구조조정 철회를 위한 경영진 퇴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회장 74%, 사장 54%의 찬성으로 퇴진운동을 결의했다. 노조는 “유아독존적인 회장의 경영철학은 경인방송에 걸림돌만 되고 있고 급변하는 방송시장의 환경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김주철 사장과 관련 “사장은 지난 몇 년간 방송인 출신으로 기여한 바도 적지 않으나 지금 경인방송은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지킬 수 있는 소신 있는 사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퇴진운동 이유를 밝혔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 사의를 표명했다.
강일석 노조위원장은 “상향평가제는 인적쇄신을 위한 시스템이 있는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주주들의 입맛에 따라 방송권을 찬탈했다”며 “지난 9월 인사에 대한 시정을 요구해왔는데, 이를 무시하고 대기발령 조치한 것은 회사가 앞으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차장단도 성명을 내고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회사의 이번 인사에 의해서 무너지고 있다”며 인사철회를 촉구했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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