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언론의 상업주의적 편집 비판

'한국미디어 페미니즘' 토론회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언론재단 여기자클럽이 공동주최한 ‘한국미디어 페미니즘’ 토론회에서는 주류언론에서 대거 등장한 여성관련 기사들이 여성주의적 관점보다는 여성시장을 겨냥한 상업주의적 편집전략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열린 토론회에서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다수의 언론은 여성면이나 생활면을 통해 여성관심사를 기사화하고 있지만 이는 문자 그대로 여성시장을 겨냥한 상업주의적 편집전략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진단했다. ‘남편도 아기를 낳는다’, ‘아내 공부시키는 남편들’ 같은 제목의 기사들은 일견 중앙일간지들이 여성주의적 색채를 띠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여성시장을 겨냥하여 ‘변화’를 상품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 유 위원은 “여성시장의 힘은 급진적 여성이슈도 장사가 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유 위원은 주류언론이 여성이슈를 다루는 방식이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보수적이고 젠더차별적인 관념이 스며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여성기사를 스트레이트성으로 다루면서 충격성과 선정성에 초점을 맞추거나 △민감하고 복잡한 사안을 남녀대결구도의 프레임으로 보도해서 오히려 남성들의 반발과 거부감을 자극하고 △성공한 여성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춤으로써 여성문제를 개인화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주류일간지에서 여성이슈를 생산하는 방식’에 대해 주제발표한 박선이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주류 신문들이 여성 이슈를 생산하는 방식은 전복적이지는 않지만 선(善)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같은 지면개선의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사회변화와 이와 함께 일어나고 있는 미디어판도의 변화”를 꼽았다. “독자가 곧 기사 공급자이기도 한 인터넷 등 대안언론의 즉각적 파괴력과 여성주의 전문 매체의 영향, 뉴스 교환 등이 주류언론의 기사 의제 설정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미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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