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여론조사 하고도 보도 안해

중 앙 "참고조사였을 뿐 숨긴 것 아니다"

언론계 "자사 논조와 대치…의도적 누락"













중앙일보가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도 이를 보도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2일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질문을 포함해 정당지지도, 최병렬 대표 단식 등 총 10개항에 대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중앙일보는 이같은 내용을 3일자 1면과 3면에 걸쳐 ‘민주당 지지도 한나라 앞서 1위’ 등의 제목으로 보도했으나 ‘이라크 추가 파병’과 관련한 조사 결과는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인터넷에 공개한 ‘전화 여론조사 질문 및 응답’ 자료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10번째 항목으로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이라크 재건 위주의 파병’은 40.8%인 반면 중앙일보가 사설과 칼럼 등을 통해 주장해왔던 ‘전투병(특전사) 위주의 파병’은 14.8%에 그쳤다. 특히 ‘파병 방침 철회’라는 응답도 40.5%에 달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계에서는 중앙일보가 자사 보도 논조와 다른 조사결과를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프레시안은 3일 “중앙일보가 이같은 ‘파병’ 관련 여론조사를 보도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숨기기’ 차원을 넘어서 이날 중앙일보 오피니언란에 실린 ‘그래서 전투병이 가야 한다’는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의 글과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도 5일 “조사가 이뤄진 2일은 피살사건 이틀 뒤인 이라크 파병 여부가 재론된 시점으로 관련 기사가 빠진 것은 보도관행상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 신창운 전문위원은 “정치현안 조사에 초점을 맞춰 조사한 것이고 이라크 파병은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참고로 조사한 것”이라며 “숨기려고 했다면 인터넷에도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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