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경기전망 보도 '오락가락'

심층분석 없이 발표자료 중계로 혼란 가중

경기는 나아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더 나빠질까.

‘경기 바닥 찍고 상승세’, ‘내년 경기 호전’ 등 경기전망을 낙관하는 기사부터 “한국경제가 IMF때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기사까지 언론의 경기전망 보도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언론이 경기전망에 대한 심층분석보다는 각 기관의 발표자료를 그때그때 중계 보도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경기 바닥 찍고 상승세 타나’(국민), ‘한국경제 내년엔 잘나간다 OECD?IMF등 성장률 4.75% 전망’(한겨레), ‘“내년 2분기 경제 본격 회복세”, 전경련 기업 120곳 설문…65%가 “낙관”’(경향) 등 한국경제를 낙관하는 기사가 보도되고 있는 반면 ‘한국경제 겨울잠’(대한매일), ‘미 8.2%성장과 한국의 나홀로 침체'(세계), ’세계 1,000대기업 "한국경제 평가" 8%만 "긍정적‘(한국) 등 한국경제를 비관하는 상반된 기사들이 전혀 걸러지지 않은 채 언론에 그대로 보도되고 있다.

대한매일은 지난 1일 “내년 중기 경기 어려워질 듯”이라는 제목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중소 제조업체 1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내년 중소기업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중기 경기 내년 회복세 계속될 듯’이라는 제목으로 신용보증기금이 중소 제조업체 2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혀 상반된 결과를 보도했다. 문화일보 역시 같은 날 “내년 2분기 제조업경기 회복”이라는 제목으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산업경기전망 발표자료를 보도하는 등 차이를 보였다.

특히 언론은 외국전문가나 전문기관의 말을 인용, 국내 경기를 전망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으나 이 또한 제각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일보는 지난달 20일 “한국경제 IMF때보다 더 나빠”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도미니크 바튼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의 발언 내용을 보도했다. 또 문화일보는 지난 3일 ‘정부 낙관론에 해외전문가들 잇단 경고’라는 제목으로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한국경제가 현재 정치와 일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다소 불안정한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부정적 전망을 보도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지난달 26일 “한국경제 곧 터널 탈출”이라는 제목으로 존스 주한미상의 명예훼장이 한국 경기가 점차 좋아질 것으로 진단했다는 내용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또문화일보와 국민일보는 각각 지난달 27일, 28일 “외국계 투자기관이나 연구소들이 국내 기관보다 우리 나라의 내년 성장률을 5~6% 대로 높게 보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경기전망이 발표기관에 따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미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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