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한겨레에는 <새내기 여성지 ‘허스토리’ 돌풍>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20~30대 직장여성을 겨냥해 지난주 창간된 월간지 ‘허스토리(Herstory)'가 전국 대형서점에서 판매개시 일주일만에 매진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기사였다. 기사에 따르면 ‘허스토리’ 마케팅팀은 “타깃층인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들의 콘텐츠 만족도가 높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연 그게 전부일까.
이날 퇴근길 서울역 4호선 잡지판매대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허스토리’를 찾았다. 아주머니의 대답은 한겨레에 보도된 것처럼 “다 나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어지는 아주머니의 말이 황당했다. “책은 있는데 부록이 없어. 부록 때문에 오셨죠?”
‘허스토리’는 이번에 창간호를 내면서 “독자 모두에게 최고급 명품 화장품인 ‘겔랑’의 ‘이시마 세럼(15ml)’을 제공한다”고 선전했다. 수입 화장품인 이 제품의 가격은 30ml 짜리가 인터넷 화장품 몰에서 9만8000원에 팔리고 있다. 절반 용량임을 감안하더라도 5만원은 족히 되는 가격이다. ‘허스토리’ 한 권이 *원이니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이 실감난다.
한겨레가 처음 여성지를 만든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일까 기대가되면서도 우려가 컸다. 내용보다는 그 달의 경품, 이른바 ‘부록’이 무엇인가에 따라 판매가 좌우되는 여성지 시장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 덧 탓이다.
‘허스토리’ 창간호는 ‘부록’에 있어서 다른 여성지를 압도했다. ‘돌풍’, ‘품절’의 이면에는 한겨레 기사가 전하는 것처럼 ‘콘텐츠 만족도’도 있겠지만 이 ‘부록’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허스토리’가 명품화장품에 의존하지 않고도 경쟁력 있는 여성지, 일하는 직장여성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는 차별화 된 여성지가 되길 기대한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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