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통한 정책대결을

―제39대 기자협회장 선거에 부쳐

김 영 호 (미디어 포럼 회장)

한국기자협회장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일반회원의 열기를 느끼기 어렵다. 아마 기성정치에 대한 혐오감 내지 무관심이 전이되어서 그렇지 않나 생각해 보기도 한다. 지난 달 여러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회장 선거가 있었는데 공통적으로 투표율이 저조했다고 하니 말이다. 기자협회는 기자사회를 연결하는 대화와 단결의 구심점이라는 점에서 일반회원의 뜨거운 관심과 활발한 참여가 아쉽다.

나라가 소연하다. 계층간-지역간-이념간의 반목-갈등으로 대립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모든 국정현안을 보는 시각이 양분되어 양보와 타협을 모른다. 이것은 사회구조의 다양화-다기화와는 다른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안타깝게 기자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현실에서는 언론의 역할과 기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언론의 공정한 정보전달과 올바른 여론형성만이 분열과 대립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기자사회의 집합체인 기자협회의 위상이 중요하고 회장 선거의 의미가 커진다.

기자협회는 단순한 이익단체나 친목단체가 아니다. 정치상황에 따라 굴절의 역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언론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해온 것이 기자협회의 전통이다. 그런데 언론환경이 급변하면서 언론계는 어느 때보다 많은 과제와 현안을 안고 있다. 그것이 기자사회의 위상과 깊은 연관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기자협회의 역할이 증대되고 책무가 막중하다. 그런 의미에서 기자협회를 이끌 탁월한 지도력이 요청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구성원의 무관심 속에 후보자만이 뛰는 선거는 자칫 비방-비난으로 얼룩지기 쉬운 게 일반적인 양태다. 이것이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기자협회장 선거는 일종의 간접선거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후보자들이 대의원을 찾아다니며 개별적으로 공략하고 지연-학연에 호소한다면 과열양상을 띌 소지가 크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정책대결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감시자로서 일반회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다채널-다매체 시대라는 언론환경의 변화는 언론의 기민한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계가 적절한 대응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신문시장 정상화, 지역언론 육성, 신문공배제 정착, 광고시장 왜곡시정, DTV 전송방식 변경, 위성방송 재전송 저지 등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런데 언론계 내부에서도 이들문제에 대해 이해를 달리하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다.

경영난에 따른 고용불안은 기자협회 차원에서도 다각적으로 대처방안을 모색해야 할 심각한 과제다. 노후보장을 위한 언론연금의 제도화는 이제 기자협회가 앞장서 논의할 단계다. 언론개혁을 시민사회에만 맡겨놓을 상황도 지났다. 언론윤리 확립 및 재교육 확충, 언론보도에 따른 피해구제, 옴부즈만 활성화, 미디어 교육 제도화 등은 언론창달을 위해 기자협회가 적극적으로 접근하여 정책방향을 제시할 과제다.

언론환경의 변화에 맞춰 기자협회의 위상과 역할의 재정립이 시대적 과제로 요청된다. 무엇보다도 기자사회가 한국사회의 존경받는 중심세력으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가 변화와 개혁을 도출하는 정책대결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모든 구성원이 무관심과 냉소를 떨쳐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만이 가능하다. 실행력과 조정력을 갖춘 차기 회장의 탄생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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