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켜며] 북이 준 기회?

북한 위성방송이 개방된다고 한다. 아직 개방 범위는 쟁점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일단 임동원 통일부장관은 16일 국감에서 "일반 가정의 시청은 불허할 것이며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위성안테나만 달면 다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을 정부에서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는 일단 '기술적인' 문제로 넘겨두자. 관심은 아무래도 '언론사에는 수신을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출발한다.



공정하고 신속한 대북 보도는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고, 언론이 북한의 선전·선동에 쉽게 놀아날 우려가 있는 '일반인'이 아닌 바에야 북한 위성방송 수신을 제한할 명분은 없을 것이다.



그동안 언론의 대북 보도는 '확인이 필요 없는, 일단 쓰고 보는' 기사 관행으로 주요 시기 때마다 항상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다. 북한방송의 직접 수신은 이런 언론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아울러 대북 보도의 유통구조 개선에도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그동안 북한 정보는 정부부처나 국가정보원 수신-장·차관이나 국정원장에 일차 보고-언론 브리핑 순으로 진행됐던 것으로 안다.



국가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표에 신중을 기해야 할 사안도 있었겠지만 이런 절차를 밟아나가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개막' 같은 스트레이트 기사조차 뒤늦게 특파원발로 보도하는 사례가 온존했던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을 우리 언론만 뒤쳐져 보도하는 일은 그만 되풀이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우리 언론의 대북 보도 개선에 일조하게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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