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성폭행으로 파문을 일으킨 KBS 대구총국 김모 보도국장 겸 편집부장 대행이 15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앞서 KBS는 14일 1차 조치로 김 대행의 직위를 편집부장 대행에서 평직원으로 강등시키고 이 사안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오영철 지회장은 "김 대행이 15일 오전 기자의 명예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사표를 쓰겠다고 밝혔으며 기자들은 회의를 열어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상홍 대구경북 기자협회장은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보고 대구KBS 지회의 의견을 존중해 징계, 제명 등 제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BS 노조(위원장 현상윤)는 16일 노보특보에서 "대구총국장이 8일 이미 성폭행 사건을 보고 받고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다가 미디어오늘에 보도가 되고 감사가 시작되자 평직원으로 발령냈다"며 "그간 비리관련자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인사 조처 없이 오히려 해당자들을 비호하는 KBS 경영진의 무원칙한 태도가 잇따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KBS의 후속 대응이 어떤 전례를 남길 지에 언론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민방인 TBS(도쿄방송)는 지난 7월 초 오까다 유키오 보도제작국장이 전철 안에서 여성의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시인하고 사직하자, 저녁뉴스에서 '높은 윤리성을 요구받는 보도기관으로서 사원 교육을 한층 충실히 할 계획'이라는 요지의 사과방송을 낸 바 있다.
한편 김 대행은 지난 9월 17일 밤 경북 모 대학 2학년 학생을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됐으나 피해자와 2000만 원 보상에 합의하고 소를 취하했다. 김 대행은 이 사건 이후 해당 대학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대행은 97년부터 이 대학 방송연예제작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