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근무제 도입 대안은...

대부분 언론사들이 아직 관련법 개정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임을 들어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거나 현실 여건상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이상 전 사회적인 주 5일 근무제 도입은 결국 시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언론사들은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따라 법정근로 시간이 현행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든 조건에서, 특히 휴일에도 기자들을 출근시킬 경우 그에 해당하는 만큼 할증률이 가산된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는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거나, 아니면 주 5일 근무제 시행 취지에 맞는 근무형태 변경을 ‘결단’해야 하는 갈림길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럼 한국 언론계에서 주 5일 근무제는 어떤 방식으로 시행할 수 있을까.

많은 기자들은 “우리 보다 먼저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북미나 유럽 언론사들의 사례를 먼저 검토해보면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외국의 경우도 신문과 방송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들을 근무 유형별로 정리해 보면, 첫째가 교대제 근무 방식으로 월별 또는 분기별로 휴일 근무조를 지정, 평일 이틀을 쉬게 하는 방식이 있다. 둘째는 팀별 근무 방식으로, 한 부서의 인원을 월∼금요일 근무팀과 수∼일요일 근무팀으로 나눠 운영하는 방식. 셋째는 전담 근무 방식인데, 휴일판 제작진을 별도로 편성해 놓는 것이다.

사실 국내 신문사들의 경우 토요일 휴무 체제이지만, 정치부나 사회부 등 일부 스트레이트 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편집국 부서의 대부분이 1∼2명씩을 일요일 당번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문제의 범위를 이 스트레이트 부서들의 근무형태를 어떤 방식으로 바꿀 것인가로 좁힐 수 있다.

즉, 이들 속보 담당 부서에 앞서 외국 언론사들의 근무 유형 가운데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를 각 언론사의 실정에 맞게 면밀히 검토하면 해결책 마련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방송사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뉴스인데, 외국 방송사들이 주말에는 뉴스시간을 줄이고 연예·오락이나 스포츠 등을 중심으로 상영물을 편성하는 사례를 참고해 볼만하다. 실제 KBS의 경우 실무차원에선 보도직군의 주 5일 근무제 시행을 위해 뉴스시간 축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론사들은 인원 부족 등을 이유로 주 5일 근무제 시행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 보다는 주5일 근무제가 전사회적으로 정착됐을 때 국민생활 전반에 걸쳐 발생할 변화를 내다보는 넓은 시야를 갖는 게 장기적으론 비교우위가 있다는 게 일선 기자들의 지적이다. 한 신문사 기자는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독자들의 신문구독 양식도 바뀌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주말 연휴 동안에 어떤 정보와 기사에 독자들의 눈길이 멈출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주 5일 근무제의 실시는 광고주들의 광고게재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주말판 신문광고 게재량이 다른 평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식품류 또는 레저상품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 5일 근무제 시행 이후에도 지금처럼 평일과 차이가 없는 지면수나 내용으로 주말판을 제작하는 게 타산에 맞을 지는 미지수다.

결국 언론사의 주 5일 근무제 실시문제는 단순히 법정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비용이 얼마나 발생하느냐와 기자들의 근무형태 변경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변화에 대한 언론사 차원의 대응전략 마련이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 5일 근무제는 “결국 언론사가 비전을 갖고 실행할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라는 한 신문기자의 지적은 그래서 새겨볼 가치가 있다. 김동원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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