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중앙 서로 '기협보가 정당성 입증'

조현욱 비대위장 특정신문 폄하 '구설'

홍사장 구속 이모저모



O···중앙일보가 언론탄압 시리즈를 시작하자 한때 가판 판매량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서울 지하철 역의 한 가판업자는 "중앙일보가 밤 10시 정도면 동이 나기도 한다"며 "전에 없던 일"이라고 전했다. 한 신문사 판매국 관계자도 "중앙일보 가판이 영남지역에선 평상시보다 40~50% 정도 더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역별로 200~400부 정도 더 배포하고 있다는 보고도 올라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측은 "아직 구독 부수에 별다른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등에는 중앙일보 무가지가 부쩍 늘었는데, 이와 관련해 8일 국감에서 공정거래위가 조사에 착수한 사실이 밝혀져 또다시 정치공방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O···중앙일보가 지면 대응에 나서자 정부-중앙일보 간 홍보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본보 내용이 경쟁적으로 인용되기도 했다. 국정홍보처는 4일 WAN(세계신문협회) IPI(국제언론인협회)에 항의문을 전달하며 "언론전문지인 미디어오늘 기자협회보 등은 중앙일보가 홍씨의 범죄를 언론자유와 연관지어 사주의 비리를 비호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날 중앙일보는 반론을 통해 "정부는 기자협회보가 홍 사장의 혐의만을 다루는 것처럼 주장했으나 10월 4일자 기자협회보는 동시에 '언론탄압' 주장의 설득력을 인정하고 있다"고 적었다. IPI 역시 반박서한을 통해 "9월 20일자 기자협회보를 인용하자면 국세청은 '매우 이례적으로 세금탈루 수법을 낱낱이 공개한 뒤 홍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혀 양측 주장의 근거로 본보가 편의적으로 '사용'되는 모습을 보였다.



O···지난 4일 중앙일보 사내에 오동명 기자(사진부)가 자성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여 안팎에서 파문이 일었다. 오 기자는 '언론탄압이라고 주장만 하기에 앞서' 제하 대자보에서 "신문사 사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들춰진 비리마저도 기자들이 앞장서서 '언론탄압'이라는 미명하에 감춰지고 막으려 든다면 진정한 언론의 독립은커녕 신문지 제조업체 직원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 기자들은 "일리 있는 부분도 있지만 꼭 이런 식으로 의사표명을 해야 했나"라며 문제제기 방식에 유감을 표했다.



오 기자는 대자보 게시가 외부에서 엉뚱하게해석되는것을 경계해 일체의 인터뷰를 거부하고 있다.



O···한겨레의 '홍 사장 여론조사 고의 방해' 기사로 중앙일보의 윤리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겨레는 4일 인터넷 한겨레에 '홍 사장 구속을 언론 길들이기로 보느냐'는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중앙일보의 집중 투표로 결과가 왜곡됐다고 판단, 당일 저녁 여론조사를 중단했다. 한겨레는 조사 결과 중앙일보 PC 2대가 '언론 길들이기다'에만 각각 449표 216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사실을 보도한 연합뉴스도 5일 같은 설문을 실시한 자사 인터넷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벌어졌다며 '훼방 의혹'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언론계에서는 "중앙일보가 이젠 여론까지 조작하려 드느냐"는 비판이 일었다.



중앙일보는 "외부로 나가는 IP가 중복돼 2대의 PC를 사용한 것처럼 보였다"며 "중앙일보 직원들도 네티즌으로서 투표에 참가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비대위에서는 "힘든 시기이니만큼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혹시 내부에서 누군가가 '오버'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기자들 의견을 전했다.



O···중앙일보가 일부 기자실에서 벌였던 서명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국민회의는 6일 중앙일보에 보낸 질의문에서 "중앙일보 기자들의 서명 요청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기자도 찬동하지 않고 거부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중앙일보는 이에 대해 "본사 기자들이 타사 동료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차원에서 하루 동안 취합해 본 것이며 대부분의 기자들이 흔쾌히 서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홍 사장 구속을 앞두고 재경부 산자부 국세청 등 중앙일보 경제부처 출입기자와 사회부 기자들이 실시했던 서명운동의 요지는 '홍 사장 구속이 언론탄압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9일자 독자칼럼에 무기명으로 한 일간지 기자의 글을 실었다. 이 기자는 "언론탄압이 돼서는 안된다는 마음으로 서명했을 뿐이다. 행여 기자들이 중앙일보에 동조한 것처럼 악용해선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한 기자는 본보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을 포함한 다수의 기자들이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마치 모든 기자들이 중앙일보 주장에 동조한 것처럼 비춰졌다"고 중앙일보 보도를 비판했다.



O···지난 5일 중앙일보 조현욱 비대위원장은 CBS 토론프로인<시사자키>에서 특정신문을 비난하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조 위원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대한매일이나 경향신문처럼 중앙일보를 정부에 순응하는 신문으로 만들려는 탄압 조치"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대한매일의 한 기자는 "방송이라는 공공매체에서 특정 신문을 지목해 발언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온당치 못한 태도"라며 "막말은 또다른 막말을 유도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의 한 간부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즉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절박한 위기감을 표현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특정 신문을 거론하는 발언이 나오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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