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독립언론' 위상 구축 돌파구 모색

홍사장 중심체제여서 호응 미지수··· 삼성 이회장 '정부와 대결 자제' 요청

그 동안 정부의 언론탄압 실태 공개 등을 통해 홍 사장 구속이 언론 탄압임을 입증하기 위해 전력을 쏟았던 중앙일보는 정부에 대한 강경 대응 태도는 유지하되 앞으로는 '독립언론'의 위상 구축에 주력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중앙일보가 추구하는 '독립언론'이 홍 사장 중심 체제의 강화라는 점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최근 중앙일보 내부에서는 대응 태도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면서 자성론이 강해졌다. 자성론에 대한 논란은 중앙일보 비대위에서도 특보를 통해 공개했다. '자성론 공방'은 비상총회 전날인 6일 열린 비대위 활동 보고회에서부터 공론화됐다. 비대위 보고회는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언론탄압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과거 불공정보도에 대한 반성과 재발 방지를 위한 다짐이 명시적으로 지면에 나타나야 한다"는 요지의 자성론이 강하게 개진되자 이를 수렴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그러나 자성론 표명 문제는 ▷현 상황에서 내부 문제제기가 악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아직 '전시 체제'이며 ▷기사로 정도를 걷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 등을 들어 결국 유보됐다.



이에 대해 한 언론사 고위 간부는 "자성=굴복이라는 인식이 아쉽다. 과거 삼성 시절, 대선 보도 등에 대한 반성이 선행됐다면 사장 구속보다는 자성의 내용이 중앙일보 대응에 대한 판단 기준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반성보다는 대응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은 7일 두 번째로 열린 편집국 비상총회에서도 이어졌다. 기자들은 이날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언론탄압에 대한 대통령 사과와 박지원 장관 박준영 수석 해임 ▷편파보도를 일삼는 일부 언론의 각성을 요구하며 ▷정부 여당 등 독립언론으로 거듭나기를 가로막는 세력에 분연히 맞설 것을 결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가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중앙일보가 추구하는 '독립언론'이 결국 족벌 언론일 뿐만 아니라 엄청난 탈세를 저지른 홍 사장 중심 체제이기 때문이다.



이날 총회에서 김영배 사장실장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단결해라. 하지만 절대로 신문을 감정적으로 만들지 말라'는 요지의 홍 사장 면회 내용을 전했다. 또 "이번 일로 삼성과 정서적 거리도 멀어졌다. 권력은 물론 삼성을 비롯한 자본에도 자유로운 독립언론을 만드는 데 최선을다할테니많이 도와달라"는 언급도 공개했다. 이같은 홍 사장의 메시지를 중앙일보는 '권력과 자본한테서 독립하는 진정한 계기가 마련됐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법적 처벌과 별개로 홍 사장을 중심으로 독립언론을 구현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같은 형태의 '독립언론'에는 기자들도 대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홍 사장 이후'에 대한 불안감, 대안부재 등 현실론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주 중심의 신문 제작@경영 체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중앙일보가 내세우는 언론개혁, 독립언론의 상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일간지 검찰 출입기자는 이에 대해 "중앙일보가 처한 상황의 절박함은 일견 이해가 가지만 시리즈 등 지면을 통한 대응을 보면 '홍 사장은 언론탄압의 희생양'이라는 주장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삼성과 확실한 '절연'도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5일 삼성 이건희 회장은 금창태 성병욱 고문 한남규 편집국장 등 중앙일보 간부 6명과 만나 정부 대응에 대한 자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도 이같은 삼성 측의 움직임을 새로운 변수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앙일보 한 기자는 "'중앙일보 문제로 자기들에게 '불똥' 튀기는 것을 막자'는 것이 삼성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분위기로는 삼성측에 움직임이 있더라도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3일 박준영 청와대 공보수석이 밝힌 중앙일보 경영진 측의 거래 제의에서 보듯 최상층부의 움직임은 중앙일보가 추구하는 '독립언론'조차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문사주의 영향력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중앙일보가 앞으로 전개할 노력이 어떠한 성과를 거둘지는 '독립언론'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 나가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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