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모자라 LG까지…매경·한경, 또 광고특집 '눈총'
한국경제와 매일경제가 ‘삼성특집’에 이어 ‘LG특집’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자동차, IT, 유통, 부동산 등 주로 상품홍보에 그쳤던 ‘광고특집’판 제작이 ‘기업 홍보’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는 단순 상품 홍보 차원을 넘어 기업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어렵게 한다는 측면에서 언론본연의 기능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동시에 ‘삼성특집’판을 제작했던 한국경제와 매일경제는 지난 20일자에 또 ‘기획특집-LG 리포트’, ‘세계로 뛰는 LG’라는 제목으로 각각 8페이지 짜리 ‘LG특집’판을 제작했다. 한국경제는 지주회사 출범 100일이라는 계기를 부여해 ‘지주회사 기반 정도 경영 다진다’, ‘눈앞이익 집착 않고 정도 실천’, ‘구본무 회장의 정도경영론’ 등의 기사를, 매일경제는 ‘정도로 가면 1등이 보인다’, ‘LG브랜드를 글로벌 빅3로’, ‘오너-전문경영인 조화’ 등의 기사와 계열사별 홍보성 기사를 실었다. 광고 역시 두 신문 모두 LG건설, LG전자, LG화학, LG투자증권, 오휘(LG 생활건강) 등 LG계열사 광고로 채웠다. 한국경제와 매일경제는 이에 앞서서도 각각 ‘삼성 또 변한다’, ‘삼성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8페이지 ‘삼성특집’판을 제작, 삼성에 대한 홍보성 기사와 함께 삼성광고를 게재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업특집’에 대해 언론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중앙일간지 한 경제부 기자는 “삼성의 경우 신경영 10년이라는 계기가 있었다고 하나 LG는 별다른 계기를 부여하기 힘들다”며 “광고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 이런 특집은 기업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내릴 수 없게 한다”고 말했다. 한 경제지 기자도 “언론사는 100% 광고 때문에 하는 것이고 삼성, LG는 언론과의 관계 때문에 응했을 것”이라며 “경제지의 경우 워낙 광고특집을 많이 해 새로운 특집을 발굴한다는 차원에서 기업특집을 생각해낸 것 같다. 수익을 내는 특집이기 때문에 앞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매일경제 한 관계자는 “편집국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해도 100% 된다는 보장은 없다. 위에서 판단해 광고 안되는데 하느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해 이같은 ‘특집’이 광고와 직접 연결된 것임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기업특집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고 각자 판단에 의해 할 수 있다”며 “내용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한 관계자도 “삼성은 신경영 10주년이었고, LG는 지주회사 출범 100일을 계기로 테마별 특집을 한 것이지 광고를 위한 특집은 아니다. 앞으로도 계기가 있으면 기업특집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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