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와 언론재단이 주최한 ‘2003 여기자 대회’가 지난 20∼22일 제주 KAL호텔에서 열렸다. 전국 언론사 여기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지원 변호사, 홍사종 숙명여대 정책대학원 교수, 엄홍길 산악인, 박영숙 한국수양부모협회장 등이 강연을 했다.
■남녀 편중제한제 도입해야=강지원 변호사(전 청소년보호위원장)는 ‘아동과 청소년 보호와 언론보도’란 강연을 통해 “아동 학대, 성폭행, 노동착취, 청소년 보호 문제 등에 대해 언론인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강 변호사는 또 “성범죄의 경우 대개 여성이 피해자인데 법원·검찰이 남성 위주로 구성돼 있고, 남성주의 편견 때문에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며 “사법시험부터 남녀할당제를 도입해 남녀 한쪽이 60% 이상 편중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남녀 60% 편중제한제), 판검사 채용 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밖에 △강간죄의 폭행 협박요건 완화 △부인에 대한 남편의 강간 인정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 13세 미만에서 16세 미만으로 확대 등 일부 판례 및 법제 개정을 주장했다.
■‘뉴스’ 아닌 ‘뷰스’ 생산을=홍사종 교수는 ‘시장변화를 읽는 문화코드와 패러다임 변화’란 강연에서 “정보와 첨단기술이 생산의 핵심동력이던 정보화 사회는 끝이 났고, 문화와 감성이 가치의 중심인 이미지 사회가 시작됐다”며 “신문은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뉴스가 아닌 뷰스(views)를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뷰스란 단순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관점, 전망을 담은 것. 홍 교수는 “이성적 판단보다 감성적 판단을 중시하는 새 시대 흐름에 맞춰 물건을 파는 뉴스가 아닌 감성, 꿈을 파는 뷰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자 카페 만들기로=대회 이튿날인 21일에는 산악인 엄홍길 씨가 ‘딛고 일어선 것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이었다’는 주제로, 박영숙 수양부모협회장이 ‘한국여성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한 엄씨는 “수많은 실패에도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동료들의 희생을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박영숙 회장은 “언론인들이 40세가 되면 무엇을 해서 사회에 환원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강연 이후 뒤풀이 자리에서 여기자들은 ‘여기자간 네트워크 활성화’‘연수자 선발시 여기자 할당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우선 첫 단추로 인터넷상에 ‘여기자 카페’를 만들어 교류를 활발히 하기로 했다.
박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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