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언론인들이 잇따라 내년 4월 총선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 각 당이 후보를 정하는 단계가 아니어서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정치권 진출을 희망하는 전직 언론인들의 ‘표심잡기’는 벌써부터 시작됐다.
동아일보 파리특파원과 노조위원장을 지낸 김기만 전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은 최근 전북 완주·임실 지역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정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김태식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이 지역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제 김태식 의원이 해온 책임과 역할은 다 끝났다”며 “새로운 사람이 나서 뒤를 이어야 한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전북 완주가 고향인 김 전 비서관은 81년 동아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 지난 99년 DJ정부 시절 청와대에 들어갔다.
전주·완산 지역에선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김현종씨와 한겨레 기자 출신인 이용희씨가 경쟁하고 있다.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DJ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1국장과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 미디어본부 TV토론 대책 단장 등을 지낸 김씨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전주시장에 출마하는 등 이 지역에서 인지도를 높여왔다. 한겨레 기자 출신인 이용희씨도 지난 18일 전주·완산지역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겨레 기자로 활동하다 지난 98년 DJ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 정책조사비서관으로 근무한 이씨는 현재 전주발전연구원 원장을 맡는 등 활발한 지역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씨와 이씨는 지난 2000년 16대 총선 당시에도 출마를 선언했다가 공천 경쟁에서 이 지역 장영달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바 있다.
한편 지난 5월초 KBS를 퇴직한 류근찬 전 KBS보도본부장은 충남 보령·서천에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김종필 자민련 총재의 언론특보로 임명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한 류 전 본부장은 최근 충청지역 인터넷신문인 ‘디트뉴스 24’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의 일이 ‘고급 기자’의 일과 유사하다고 생각해왔다. 언론계에서 더 이상의 역할이 원천 봉쇄된 상황에서 정계 진출에 일부 뜻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출마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류 전 본부장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74년 KBS에 입사, 위싱턴 특파원, 9시뉴스 앵커, 보도국장 등을 역임했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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