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팩트의 편임을 말해야... 제2창간 준하는 혁신 요구"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 창간 105주년 기념사
'2030 정치인식조사' 등 다양한 창간기획
'40년 근속' 양상훈 주필 등 59명에 상 수여

조선일보가 5일 창간 105주년을 맞은 가운데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이 첫 창간 기념사를 통해 “조선일보만은 ‘우리는 사실과 팩트의 편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언론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제2의 창간’에 준하는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7일 오후 발행된 조선일보 사보에 따르면 지난 5일 창간 105주년 기념식에서 방 사장은 “‘너희는 어느 편이냐’고 묻는 세상에서 조선일보만은 ‘우리는 사실과 팩트의 편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며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갈라진 사회를 통합하는 길은 그것말고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방상훈 회장-방준오 사장의 이·취임이 이뤄진 만큼 방 사장이 창간 기념사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자 조선일보 사보 1면.

방 사장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1등 신문을 만든 조선일보 선배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념사를 시작했다. 방 사장은 “조선일보의 105년은 혁신 DNA와 불굴의 언론정신이 조화를 이룬 역사”라며 “선배들은 시대를 앞서 변화와 도전을 수용했지만 ‘권력비판’과 ‘불편부당한 사실보도’ 원칙은 시대를 초월해 지켜냈다”고 자평했다.

최근 상황과 관련해 방 사장은 “극단적인 유튜버들이 여론지형을 흔들고, 진영논리와 가짜뉴스로 점철된 이들의 선동을 언론보다 더 신뢰하는 모습마저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것을 조선일보의 역사는 증명한다. 지금의 현상들은 정론의 가치를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방 사장은 언론 환경 변화를 두고 “‘제2의 창간’에 준하는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는 “AI(인공지능)에 주문하면 누구나 그럴듯한 글과 영상을 만들 수 있다. 만인이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고, 그들이 언론과 영향력을 다투는 시대가 됐다”면서 “언론사끼리의 경쟁에서 앞섰다고 만족하는 순간 조선일보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구성원 각자가 더 넓게 보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과감하게 AI 시대로 나가야 한다. 한정된 자원을 취재력 강화와 압도적인 콘텐츠 생산이라는 핵심 경쟁력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좋은 실천 방안이 있다면 회사는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105주년 창간 기획이 담긴 5일자 조선일보 4면.

5일자 신문을 통해 조선일보는 창간 기획으로 <2030세대 정치인식 조사 결과>를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협업을 통해 2030세대의 정치·경제·사회에 대한 인식을 공동 조사, 분석한 경우다. 조선일보는 관련 기사에서 “2030, 남성이 더 보수화”됐고,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2030세대에서 “‘민주주의가 다른 어떤 제도보다 낫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낮았다”고 전했다.

“2030세대의 보수화는 86세대에 대한 반감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2030세대의 절반 가량은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던 22대 총선, 윤 대통령이 당선됐던 20대 대선 모두 ‘공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적기도 했다. 또 다른 관련기사에서 조선일보는 “2030세대도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하기도 했다.

이날 조선일보는 창간 105주년과 맞물려 진행할 새로운 기획, 세미나, 포럼 등 프로젝트도 사고를 통해 소개했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과거 ‘아시아 4룡’으로 불렸지만 다른 길을 걸었던 국가들을 분석하는 <대만·싱가포르 약진...잠들지 않는 ‘아시아4룡’> 연중기획, <이승만 60주기 지상(紙上) 전시, 김영삼 10주기 세미나>, 광복 8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광복, 그날의 기록> 기획,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과 맞물린 <두 바퀴로 달리는 新조선통신사> 자전거 대장정,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AI가 바꿀 미래를 전망하는 연중 기획, 저출산 극복 캠페인 <아이가 행복입니다> 업그레이드 등이 거론됐다.

5일자 조선일보 2면에 담긴 창간 기념 관련 사고.

한편 이날 창간 105주년 기념식은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편집동 1층 조이에서 방상훈 회장, 방준오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과 관계사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지난해 신설된 근속상 시상식에선 양상훈 주필이 40년 근속 공로상을, 박두식 전무와 김성태 재경국장이 35년 근속 공로상을 받았다. 10~30년 근속자에 대한 장기 근속상을 포함해 이날 총 59명에게 상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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