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연결, 지속 가능한 생존… 노력·성과·한계 공유

[2024 지역신문 컨퍼런스]
우수사례 발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4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선 독자와의 연결을 위해, 또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한 지역신문의 사례들이 소개됐다. 이날 발표를 한 16곳의 지역신문들은 지역민과의 밀착을 위해 시도했던 각종 콘텐츠들을 자세히 설명하며 자사의 노력과 성과, 한계를 허심탄회하게 공유했다.


가장 많이 공유된 경험은 지역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각종 보도들이었다. 거제 지역 사투리가 소멸된다는 문제의식 아래 ‘사투리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 기획을 진행한 최대윤 거제신문 취재부장은 “거제 사투리는 단순한 언어가 아닌,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문화유산”이라며 “기획을 통해 지역 사투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지역민들이 지역 문화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고 밝혔다.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4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선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지역신문법) 제정 20주년을 맞아 지역신문법의 성과와 과제를 자유롭게 논의하는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강아영 기자

거제신문은 2022년 특별 기획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부터 매주 ‘거제사투리뉘우스’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엔 기자들이 직접 사투리로 변환해 기사를 제작했지만 표현 차이로 의견 충돌이 발생하자 현재는 거제 사투리 전문가 김용호씨와 협업해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최대윤 부장은 “거제는 전라도, 충청도 등 외부 인구가 많기 때문에 QR코드를 통해 표준어 기사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론 거제 사투리만 내세울 게 아니라 전국 사투리 웅변대회 등도 계획해보려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곧 사투리 보존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 중에선 지명에 천착해 지역 미술 축제와 함께 콘텐츠를 개발한 사례도 소개됐다. 이삼섭 무등일보 기자는 “‘광주가 곧 무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등은 광주에서 매우 익숙하고 친근한 단어”라며 “광주비엔날레와 무등을 주제로 기획을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해 처음으로 신설한 ‘파빌리온 광주관’의 주제를 무등으로 정하고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무등이 어떤 의미인지 인터뷰를 진행, 작품으로 만들어 비엔날레 전시로 선보였다”고 말했다.


작품은 12월1일까지 광주파빌리온 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무등을 상호로 하는 가게 대표 및 ‘무등 정신’을 설파하는 작가 8명의 인터뷰 영상이 작품으로 승화, 전시돼 있다. 이삼섭 기자는 “지역신문이 광주비엔날레와 협업해 작품을 전시에 출품한 건 최초”라며 “각각의 인터뷰는 무등일보 기획 연재 ‘무등in’과 유튜브 콘텐츠로도 만들었다. 무등일보가 가진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시민들과 교감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에선 디지털 시대, 지역신문의 생존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78년 역사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다양하게 활용(One Source Multi Use)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매일신문 사례는 그 중 하나였다. 김태형 매일신문 아카이빙센터장은 “저희 신문사의 경우 사진을 중심으로 약 740만건의 DB가 있는데 이 중 가장 가치 있는 자료를 스캔하고 보정해 과거 종이사진 필름 등 40만건을 디지털 콘텐츠로 복원했다”며 “시간도 노력도 많이 들었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이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주 금요일 ‘찰나의 순간 역사적 기록’이란 이름으로 지면에 연재를 하고 이를 재가공해 디지털 콘텐츠로도 전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신문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관련 콘텐츠를 영상으로 제작해 내보내고 있다. 출판과 전시는 물론 발굴한 사진으로 스토리를 기획해 기관에 디지털 이용권 구매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김태형 센터장은 “지금까지 4곳에 제안을 했고 88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났다”며 “파일 이용권을 판매했을 뿐 원본 파일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계속 재판매를 할 수 있다. 마치 마르지 않는 샘과 같기 때문에 각 언론사가 갖고 있는 사진만 잘 가공한다면 충분히 지역 정보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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