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 495명 성명에 응답 없는 박장범, 18~19일 인사청문회

과방위, 청문회 증인 20명 채택

KBS 내부를 들끓게 한 KBS 기자 495명의 박장범 사장 후보 반대 연명 성명이 나온 지 약 2주일이 지났다. 정년퇴임을 앞둔 33년차 고연차 기수부터 지난해 입사한 막내 기수까지, “KBS를 ‘파우치 방송’으로 만들어버린” 사장 후보를 향해 사퇴하라는 기자들의 요구에 이렇다 할 응답 없이 박장범 후보는 오는 18일~19일 이틀간 진행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KBS 기자협회는 10월24일부터 10월29일까지 이어진 KBS 취재·촬영 기자 30개 기수 성명 발표에 대해 ‘기자들의 성명서에 실린 기자들의 의사를 사장 후보자는 직시하라’는 취지의 성명을 낼 계획이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8일~19일 박장범 KBS 사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회가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5일 전체회의에서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의 안건을 가결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4일 KBS 인사청문회준비단은 기자협회보에 “사내 기자들의 성명서에 대해 엄중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후보자는 사내 통합과 내부 갈등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10월23일 KBS 이사회는 여권 이사 7명만이 참여한 투표를 통해 박장범 앵커를 사장 최종 후보로 선임했다. 이사회의 사장 후보 임명제청 의결 다음날 KBS 기자협회, 45기 기자들을 시작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기수 성명이 쏟아져 나왔다. 기자들은 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대담에서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의혹에 대한 ‘조그만 파우치’ 발언, ‘취재 기자가 쓴 기사와 무관한 앵커 멘트 수정’ 등 박장범 후보의 ‘뉴스9’ 앵커 활동 당시 “그저 용산만 바라본” “KBS의 저널리즘을 앞장서 망가뜨렸던” 행적들을 지적하며 사장 후보 반대를 외쳤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의결하며 18일~19일 양일 간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회가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이틀에 걸쳐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과방위는 청문회 이틀간 증인 20명, 참고인 11명을 부르기로 했다. ‘대통령실의 KBS 사장 선임 개입 의혹, 인사검증’ 사유로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이기정 비서관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윤석열 대통령 특별대담’ 제작 관련 증인으로 장한식 KBS 보도본부장, 최재현 통합뉴스룸국장 등이, ‘사장 선임 과정’ 관련 증인으로 서기석 KBS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 11명이 채택됐다.


한 KBS 기자는 “박장범 후보와 같은 직종에 있던, 495명의 기자 동료들이 사장 후보가 되선 안 된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반응이 없다는 건 기자들 목소리를 무시하고 인사청문회까지 가겠다는 생각인 것”이라며 “애초 기자들이 성명을 낼 때도 박 후보가 사퇴를 한다거나, 입장을 내놓을 거라 기대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청문회에선 박장범 후보가 뉴스9 앵커 초기, 자사 보도 4가지를 공정성 훼손 사례로 열거한 앵커브리핑 멘트를 본인이 썼다고 얘기한 과정부터 확인이 돼야 하고, 그렇다면 ‘파우치 박’이라고 조롱당하고 있는 대통령 대담 건에 대해 공정성을 유지했다고 보는지에 대한 의원들 질의에 피하지 않고 명확한 답이 있어야 될 것”이라며 “의원들도 기자들이 성명에서 지적한 박장범 후보의 보도 공정성 문제에 대한 답변을 끝까지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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