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히말라야 등정 생중계' 취재에 나섰던 KBS 보도제작국의 현명근 기자가 지난 14일 눈사태로 순직했다. 현 기자의 유해는 19일 강남성모병원에 안치됐다. 영결식은 회사장으로 21일 오전 8시 KBS 본관 앞 광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KBS는 현 기자와 한도규 대원 등이 캠프2에서 캠프3으로 이동하던 도중 갑작스런 눈사태를 만나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시 캠프3엔 이미 이은수 PD와 카메라맨 2명 등 방송대원들이 올라가 중계방송을 시작한 상태였으며 현 기자는 원정대의 준비과정 취재를 위해 합류하려던 차였다고 KBS측은 전했다. 정상 등정 때는 KBS 스태프에게 교육받은 산악인 한 명이 촬영과 위성전송을 맡을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KBS 박선규 지회장은 "일본 NTV가 88년 에베레스트 등정을 계획할 때 1년 동안 준비했다"며 "계획이 무리하게 추진된 것은 아닌지, 사고가 어떤 과정으로 일어났는지, 지휘통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됐는지 면밀히 조사해 문제가 확인될 경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회는 사고수습을 위해 현지에 파견됐던 기자 두 명이 돌아오는 대로 구체적인 조사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위원장 현상윤)는 26일 성명을 내고 "회사가 내년으로 예정된 SBS의 박영석 14좌 완등 생방송에 맞서기 위해 상식 이하의 무리수를 강행했다"고 비난했다. 또 무리한 생방송 계획의 즉각 취소와 현 기자의 캠프3 등반과정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히말라야 등정 방송단장인 장윤택 TV1국장은 "일본 NTV는 등정대를 방송사측에서 구성해 방송진을 정상까지 올려보냈다는 점, 또 당시 기재가 아날로그식이라 우리 돈 400억 원 가량의 많은 돈과 긴 준비기간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우리 경우와 다르다"며 "이번 칸쳉중가 등반 생방송은 대한산악연맹의 방송요청을 검토해 7월부터 준비한 것으로 원정대원의 신체에 부착한 소형카메라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추후 등반 생방송은 등반대의 계획에 따라 사태가 수습되는 10월초쯤 재개할 예정이라고 장 국장은 말했다.
한편 현 기자의 아내 조은주 씨는 출산을 1개월 여 앞둔 만삭의 몸이어서 동료 , 선후배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보도제작국의 한 기자는 "칸첸중가 취재는 본래 이모 기자가 갈 계획이었는데 현 기자가 자원했다"며 "아내와 선배들이 말렸지만 이번에 가지 않으면 평생후회한다,절대 베이스캠프를 떠나지 않겠다고 설득해 방송단에 참여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경숙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