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JTBC 월드컵 독점 중계로 보편적 시청권 훼손"

한국방송협회 규탄 성명…"작년 584억 적자 낸 JTBC, 중계권료 감당하겠나"

지상파 방송사 단체인 한국방송협회가 JTBC의 월드컵 중계권 독점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방송협회는 30일 성명에서 유료방송 채널인 JTBC가 월드컵 국내 중계권을 독점 계약하면서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훼손”하고 “막대한 국부유출을 발생”시켰다고 비판했다.

한국방송협회 표지석. /한국방송협회

JTBC가 속한 중앙그룹은 자회사 ‘피닉스 스포츠’를 통해 2026년 북중미 월드컵과 2030년 월드컵 100주년 대회 등의 국내 방송 중계권을 획득하는 정식 계약을 29일 체결했다. 지상파 아닌 다른 채널이 월드컵 국내 중계권을 확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협회는 JTBC의 월드컵 중계권 획득은 “‘보편적 시청권’에 관한 방송법의 정신과 도입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면서 “‘보편적 시청권’의 근본적 취지상 월드컵, 올림픽과 같은 전 지구적 스포츠의 중계권은 특정 유료방송에 의해 독점되어서는 안 되며, 보편적 무료 방송 수단을 통해 모든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접근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부 유출”이란 비판도 이어졌다. 방송협회는 “지상파 3사는 ‘스포츠 중계방송 발전협의회’를 조직하여 과당 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중계권료 인상을 막고 이에 따른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JTBC는 방송 3사의 코리아풀 협상단 참여제의를 거부하고 지난 2019년 올림픽 중계권에 단독으로 입찰해 2026년부터 2032년까지 동·하계 4개의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 계약한 바 있다”면서 “당시에도 거액의 중계권료로 불필요한 국부 유출과 방송 시장의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이번 월드컵 중계권까지 단독으로 확보해 국가적 공동협상 틀을 무너뜨리며 무료 보편적 시청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JTBC는 지난해 58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경영위기를 이유로 80여명을 구조조정으로 내보내는 등 경영상황이 어렵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JTBC가 이번에 획득한 2회의 월드컵 중계권료와 2019년 획득한 4회의 올림픽 중계권료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JTBC가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을 볼모로 자신들이 상승시킨 중계권료의 부담을 재판매를 통해 지상파 3사에 떠넘기고 어려운 경영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의도라면 국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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