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석 KBS 이사장,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당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서기석 이사장 고발
"KBS 사장 선임과정서 이석래 이사 압박"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11일 서기석 KBS 이사장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강요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했다. 지난해 10월 KBS 보궐 사장 최종 후보자 결선 투표 과정에서 서기석 이사장이 일부 여권 이사들을 압박하고, 예정된 결선 투표 진행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는 등 박민 당시 사장 후보 선출을 위해 KBS 사장 선임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서기석 KBS 이사장. / KBS 제공

서기석 이사장은 지난해 10월4일 KBS 사장 후보자 3명 중 최종 후보를 선출해 차기 사장으로 임명제청해야 했던 이사회를 이사장 직권으로 연기한 장본인이다. 당시 사장 후보 1차 투표에서 과반(6명)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이사회 합의대로라면 상위 득표자인 최재훈·박민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에 돌입해야 했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여권 이사 중 이석래 이사의 이탈표가 생기자 서 이사장은 돌연 이사회를 중단하고 1시간가량 여권 이사들과 다른 회의실에 모여 논의를 지속했다. 이후 서 이사장은 결선 투표 진행 연기를 결정하며 이사회 사장 공모 절차는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최재훈 후보가 사퇴했고, 박민 후보가 그해 10월13일 이사회에서 사장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이사회 사장 선임 절차가 돌연 중단되고 재개되는 과정에서 이석래 이사를 향한 여러 압박이 있었다. 이 전 이사는 임기를 마치며 8월29일 올린 사내게시글에서 박민 사장 선출 당시 상황을 공개하며 “현 사장의 임명을 제가 반대하던 시기 저에 대해 근거없는 마타도어를 퍼트리고 뒷조사에 협박까지 하면서 충성한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11일 서 이사장 고발 사실을 알리며 “당시 서기석 이사장이 이사장이라는 지위를 앞세워 1차 투표 후 1시간 동안 폐쇄된 공간에서 이석래 이사를 압박했으며, 다른 여권성향 이사들까지 동원해 이석래 이사를 몰아 세우다 이석래 이사의 의중을 바꿀 수 없자 시간을 벌기 위해 우선 회의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서기석 이사장은 이사회장에서의 감금과 회유, 또 이석래 이사가 언급한 다른 수단들을 통해 이석래 이사를 압박했다고 볼 정황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서 이사장이 또 다른 여권 성향 이사에 대해서도 업무방해를 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서 이사장 직권으로 이사회가 중단된 다음날 여권 추천 김종민 KBS 이사는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근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이석래 이사를 제외한 여권성향 이사들이 모여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해 김종민 이사가 다음날 오전 사의를 밝혔으나, 나머지 이사들은 합의와 달리 아무도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서 이사장은 곧바로 이사회 사무국에 김종민 이사의 사직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할 것을 지시했고, 방통위는 KBS에 이사 면직 통보 공문을 보낸 다음 KBS 보궐이사로 이동욱 이사 추천을 의결한 바 있다.

KBS본부는 “서기석 이사장은 박민 후보자에 투표해줄 정족수를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뜻에 반하는 B 이사(김종민 이사)를 사임하도록 하고, 박민 후보자에게 호의적인 인물을 보궐이사로 앉히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정황으로 보았을 때 서기석 이사장은 B 이사(김종민) 이사의 업무 수행을 방해하고자 하는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어 추가적으로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기 이사회에 이어 이번 이사회에도 이사장으로 연임된 서 이사장은 9월부터 KBS 차기 사장 선임 절차에 참여하고 있다. KBS본부는 “서기석 이사장은 KBS 사장의 선임과정에서의 공정성에 심대한 훼손을 했으며, 수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 차기 사장 선임과정에서 일체의 위력행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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