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자 아침 신문은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으로 가득 찼다.
1면에 한강의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머리기사로 전하면서 2면과 3면에 한강이 스웨덴 한림원과 전화 인터뷰한 내용, 한강의 작품 세계, 노벨문학상이 왜 한강을 선택했는지 등에 주목했다.
신문들은 또 일제히 사설을 실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기념비적 쾌거”(경향신문), “변방의 한국 문화가 세계로부터 당당히 인정받는 계기”(중앙일보) , “정치, 사회적으로 어려운 국내 사정에 국민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한국일보), “한반도 역사에 일찍이 없었던 큰 성취가 이어지고 있다”(조선일보) 등으로 평했다.
한겨레신문은 “한강은 역사적 사건이 개인에 가한 폭력과 상처를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로 형상화하는데 특장을 보여온 작가”라고 했고, 조선일보는 이광호 평론가의 기고를 통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변방의 언어인 한국어 문학이 세계문학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노벨상이 주목한 한강의 작품 세계에 대해 “한림원이 한강의 수상을 발표하면서 유독 ‘역사적 트라우마’라는 단어를 반복해 말했다”며 “2014년 발표한 ‘소년이 온다’는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2021년에 낸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다루었다”고 했다.
매일경제는 3면에 한림원 발표 며칠 전 한강과 서면 인터뷰한 기사 <창밖은 고요합니다. 고단한 날에도 한 문단이라도 읽고 잠들어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를 실었다.
매일경제는 “프랑스 메디치상, 에밀 기메 문학상, 한국의 포니정혁신상, 호암상을 연이어 수상한 한강 작가와 단독 인터뷰를 수일째 진행하고 있었다”며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 질의서는 9월29일 발송됐으며, 첫 번째 답변은 일주일 뒤인 6일 이메일로 도착했고, 추가 질의서를 보내고 10일 오전 두 번째 이메일이 도착했는데 메일을 열어본 뒤 약 10시간이 지나 한강의 이름을 한림원에서 호명됐다”고 설명했다.
한강은 인터뷰에서 “저는 쓰는 사람이기 전에 읽는 사람이라고 느낀다”며 “고단한 날에도 한 문단이라도 읽고 잠들어야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그는 “최근까지 조해진 작가의 ‘빛과 멜로디’, 김애란 작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읽었고 지금은 유디트 샬란스키의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과 루소의 ‘식물학 강의’를 번갈아 읽고 있다”고 했다.
한강 작가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본인의 소설에서 자꾸 돌아보게 되는, 애착이 가는 인물이 있다면 누구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언제나 가장 최근에 썼던 소설에 마음이 머무르기에, ‘작별하지 않는다’의 세 주인공에게 지금은 마음이 갑니다. 정심과 인선과 경하에게요. 특히 정심은 소설을 쓰는 동안 아침에 눈뜰 때마다 생각했던 사람이라서 아직도 마음이 갑니다.”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난 한강은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검은 사슴’(1998) ‘채식주의자’(2007)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작별하지 않는다’(2021), 소설집 ‘여수의 사랑’(1995) ‘내 여자의 열매’(2018) 등이 있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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