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대주주 국감 증인채택 반발… 언론연대 "왜 두둔하나"

과방위 국감증인에 유경선 회장, 김백 사장 등 채택
YTN "언론자유 침해" 입장문…언론연대 반박 논평

YTN이 다음 달 예정된 국정감사에 김백 사장과 대주주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된 데 “언론자유 침해에 결연히 맞설 것”이라며 야당, 자사 출신 국회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는 “YTN 민영화를 검증하려면 정부 관계자는 물론 불법 특혜 의혹의 당사자인 매수 기업 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러내는 게 상식”이라며 “YTN은 사안의 본질을 가리려는 왜곡선동을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YTN은 지난 26일 국감 증인채택 관련 입장문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이 기어이 YTN을 향해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이 정도면 민주적 선거로 국회의 집권자가 된 정당이 되려 의회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짓밟으며 입맛대로 언론을 손보겠다는 독재자와 하등 다를 게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4일 전체회의에서 YTN 민영화 관련 진상규명을 위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김백 YTN 사장,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이상인 방통위 전 부위원장, 김장현 한전KDN 대표이사,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 등을 채택했고 이후 YTN의 입장문이 나왔다.

YTN이 26일 내놓은 방통위 국감 증인채택 관련 입장문'.

YTN은 이 같은 증인 채택에 대해 “아무나 불러내 망신 주고 겁박해서 YTN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김백 사장 등은 YTN 민영화 이후 선임돼 민영화와 관계가 없고, 최고 입찰가를 적어낸 끝에 대주주가 된 “유진그룹 경영진을 무더기 증인 채택한 것은 시장경제를 전면 부정한 것”이란 입장이다. YTN은 이 같은 조치가 민주당의 “정치적 탐욕”에서 비롯됐고 “‘노영 방송’으로의 회귀” 의도가 있으며, YTN 해직언론인 출신으로 “사적 원한을 품은 노씨(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가 국감을 빌미로 보복한다는 의심까지 든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YTN은 “선거로 합법적 절대다수가 된 민주당은 각종 특수 목적형 입법으로 ‘공포 회로’를 지속 가동하고 YTN을 그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다”,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거나 입맛대로 언론을 재단하려는 그 어떤 세력과도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언론시민단체 언론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의혹 투성이 ‘민영화’ 검증하자는데 무슨 ‘의회독재’ 타령인가”라며 증인 채택에 대해 “그간 숱한 의혹에 휩싸였던 YTN 민영화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절차가 마침내 첫발을 뗀 것”이라 평가했다. 이어 “과방위는 국민적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YTN 민영화의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YTN 민영화 과정이 방통위의 졸속 심사, 특히 모든 절차가 대통령이 지명한 2인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됐음을 지적하며 언론연대는 “‘특혜’와 ‘졸속’, ‘불법’ 의혹으로 점철된 공기업 지분 매각, 방통위 승인 심사 절차를 검증하여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의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진그룹 역시 보도채널의 최대주주로서 YTN 인수 과정을 소명하고, ‘불법 특혜’라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할 책무를 지닌다”며 “YTN 민영화에 대한 국정감사는 방송제도의 민주적인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무엇보다 YTN의 신뢰를 위해 피해 가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방통위가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안건을 통과시키며 공적 지분을 지녔던 YTN은 민영화 됐다. “보도채널을 공적 지배에서 사적 소유로 전환하고, 산업 자본에 최초 허용하는 중대 사안”이었지만 방통위의 승인심사 과정을 두고 수많은 의혹제기가 나온 바 있다. 8월 말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YTN 사영화 위법성 자료공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 2인 체제 방통위에서 이뤄진 인수과정이 불법과 졸속으로 점철됐다며 증거들을 공개하고 YTN 사측이 이를 반박, 비판하며 노사 간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8월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날치기·짜깁기’ 유진그룹 적격심사 불법 증거들’ 기자회견을 열었다. /YTN지부 제공

이후 9월 초 유진그룹(유진이엔티)은 국정감사를 위해 제출한 자료가 해당 기자회견, 관련 보도 등을 통해 공개 및 보도된 것이 영업비밀 누설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언론노조 YTN지부 등을 상대로 가처분을 서울남부지법에 신청, 지난 25일 1차 심문이 열렸다. 앞선 기자회견에서 YTN지부는 유진이엔티가 지난해 11월 방통위에 제출한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서,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사업자 의견 청취 속기록, 방통위와 유진이엔티가 주고받은 공문 등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언론연대는 ‘의회독재’, ‘언론자유’, ‘무더기 증인 채택’ 등을 거론한 YTN 사측의 입장문에 대해서 “왜 이렇게 대주주를 두둔하며, 입에 거품을 무는지 의문스럽다. YTN 민영화를 검증하려면 정부 관계자는 물론 불법 특혜 의혹의 당사자인 매수 기업 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러내는 게 상식”이라며 “대주주 형제의 사돈까지 증인으로 채택하든 말든, 이게 YTN의 언론자유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가? YTN 경영진은 유진그룹의 하수인인가, 아니면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영방송’과 특정 정치인에 대한 언급과 관련해서도 언론연대는 "YTN 민영화의 절차적 합법성을 검증하는 국정감사와는 하등 상관 없는 허튼소리“라며 “이런 태도는 ‘언론노조는 악(惡)’이라는 지극히 편향되고, 비상식적인 인식에서 기인한다”, “과거 해직자에게 사적 원한을 품고, 보복한다는 의심까지 든다”고 평가했다.

언론연대는 “YTN 민영화를 이대로 처리하면 앞으로 보도채널은 유진그룹 같은 무자격 사업자도 돈만 내면 시장에서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며 “‘YTN 민영화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합법적으로 이뤄졌는가?’ 이것이 이번 국정감사의 본질이다. 국회는 YTN 민영화 과정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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