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00만 관중 눈 앞, 지역언론 '야구 콘텐츠' 특수

경남도민일보·광주MBC·KNN 등
홈피 배너·유튜브로 지역 구심 역할
조회수·댓글 반응에 독자 확장 기대

올해 사상 최초로 9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가 어느덧 1000만 관중을 목전에 뒀다. 역대급 흥행에 관련 산업까지 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지역 언론들의 야구 콘텐츠가 팬들의 관심을 끌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광주, 대구, 대전, 부산 등 프로야구단을 둔 지역에선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홈페이지 배너와 탭을 통해 경기 결과와 구단 소식을 별도로 전하고 있다. 일부 언론사들은 더 나아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거나 야구 채널을 따로 만드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데, 특히 올해 야구 흥행과 맞물리며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야구가 흥행하며 관련 산업까지 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지역 언론들 역시 연고지 구단과 관련한 콘텐츠를 만들며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 왼쪽부터 경남도민일보 ‘엔팍 385’, 광주MBC ‘전설의 타이거즈’, KNN ‘허캐티비’ 유튜브 채널.

6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엔팍 385’ 콘텐츠를 내보내고 있는 경남도민일보도 그 중 하나다. 회사와 창원NC파크가 도보로 385m 거리에 있어 385라는 이름이 붙은 이 콘텐츠는 야구 중계가 없는 매주 월요일, NC 다이노스 소식을 팬들에게 전하고 있다. 콘텐츠는 체육을 담당하는 이원재 기자와 김연수 뉴미디어부 기자가 스튜디오에서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두 기자가 일주일간의 경기 결과 분석 및 2군과 상무 선수들의 근황, NC 유니폼 구매 대란 등을 별도로 취재해 전달한다.


신생 콘텐츠인 만큼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지만 반응은 벌써 뜨겁다. 제작 일정 및 시의성을 위해 월요일 촬영해 당일 업로드를 하는 데도 다른 콘텐츠와 비교해 평균 조회 수가 높게 나온다. 김연수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됐는데 조회 수가 점점 늘고 있고, X(옛 트위터)의 경우에도 계산해보니 3개월간 노출 수가 500만회 정도 되더라”며 “지역에선 지역민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야구 같은 스포츠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야구 콘텐츠의 영향력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KNN도 2019년부터 ‘KNN 뉴스’ 및 ‘허캐티비’ 채널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 전 경기를 보이는 라디오 방식으로 중계하고 있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허형범 캐스터와 이광길 해설위원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하고, 경기가 끝난 뒤엔 간단하게 복기하는 영상을 남기는 식이다. 팬들 사이에선 롯데 경기 결과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허 캐스터와 이 해설위원의 썸네일(영상 미리보기 사진)이 소소한 화제가 되기도 한다.


허형범 KNN 캐스터는 “PD가 한 번 만들어보자고 해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데, 벌써 6년 정도 됐다”며 “신기한 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보시는 분들이 있다는 거다. 10분 정도 있는데, 제가 아이디를 외울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야구 흥행에도 롯데 성적이 저조해 조회 수가 많이 나오진 않는다”며 “조회 수는 99.9% 성적에 달려 있다. 연승하거나 가을 야구 가능성 등 희망을 품을 만한 시점에는 시청하는 분들이 확 몰리지만 요즘 같은 때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기아 타이거즈를 취재하고 있는 광주 지역 언론사들은 올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현재 1위를 기록, 팬들의 관심과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구단이어서다. 이 때문에 KBC광주방송, 광주MBC 등 방송사는 물론이고 광주일보, 무등일보 같은 신문사들도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팬들의 정보 수요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야구인물사전’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KBC광주방송은 올해부터 쇼츠로 전환하며 조회 수 재미를 톡톡히 본 경우다. 최근 10개 영상의 평균 조회 수는 약 7만회, 많게는 300만회까지 조회 수가 나왔다. 박성열 KBC광주방송 기자는 “2년 동안 롱폼으로 올리다 올해부턴 쇼츠로 전환했는데, 제작하기도 편하고 속도감 있게 처리할 수 있어 하루 1~2개씩은 꾸준히 올리고 있다”며 “영상 길이가 달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지만 조회 수 차이가 느껴진다. 반응도 꽤 괜찮다”고 말했다.


광주MBC는 특히 방향성이 확실한 ‘전설의 타이거즈’라는 채널을 운영, 꾸준히 충성 구독자를 모으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기 소식도 전하지만 강력했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올드 팬들의 수요를 반영, 해태 타이거즈 시절 활동했던 전설들을 섭외해 당시 뒷이야기를 토크쇼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덕분에 단일 채널임에도 구독자가 6만명에 달한다.


이주형 광주MBC PD는 “쇼츠까지 포함하면 매일 영상을 올리는 것 같은데, 대개 옛날의 강력했던 해태 타이거즈 모습들이나 이종범, 김성한, 선동열 선수가 활약하는 영상들의 조회 수가 높다”며 “현재 기아가 우승을 노리고 있는데 그에 맞춰 유튜브용 특집 다큐도 준비하고 있다. 1986년부터 4년간 우승했던 시절의 이야기로, 이미 김응룡 감독님을 포함해 10명 이상을 인터뷰했고 10월부터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구가 흥행하며 관련 산업까지 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지역 언론들 역시 연고지 구단과 관련한 콘텐츠를 만들며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어 주목된다. 부산일보도 최근 ‘롯데 자이언츠 응원왕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지역 언론 중에선 콘텐츠를 넘어 야구 관련 이벤트를 개최해 구독자 확장의 기회로 삼는 곳들도 있다. 최근 ‘응원왕 선발대회’를 연 부산일보가 대표적이다. 부산일보는 부산닷컴 로그인 독자를 대상으로 8일까지 롯데 자이언츠 응원 댓글을 남기면 푸짐한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태욱 부산일보 플랫폼서비스부장은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는데, 다른 이벤트에 비해 관심이 상당히 높더라”며 “참여 댓글이 1100여개 정도였다. 특이한 건 타 지역이나 젊은 여성분들의 참여가 많았다는 점인데, 독자 확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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