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자 겨냥 딥페이크… 기협·여성기협 "언론자유 위협"

[텔레그램 '기자 합성방' 언론계 우려]
관련기사 쓴 여성 기자들 사진으로
성적 이미지 합성… 성범죄 저질러

텔레그램에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최근 ‘기자 합성방’이 생기며 언론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8월28일 늦은 밤, 텔레그램에 기자 합성방이 생겼다. 기자 합성방에선 딥페이크 기사를 다룬 여성 기자들의 얼굴 사진이 올라오는 것은 물론 이들의 외모를 조롱하고 얼굴 사진을 성적인 이미지와 합성한 사진이 올라오는 등 성범죄가 공공연히 이뤄졌다.

최근 타인 사진을 도용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영상물이 확산하고 있는 2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교육청에서 직원들이 딥페이크 관련 카드뉴스를 살펴보고 있다.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파악한 결과 올해 1월부터 8월27일까지 학생·교원 딥페이크 피해 건수가 총 196건으로 이 중 179건은 수사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뉴시스

해당 기사를 쓴 정지혜 세계일보 기자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보도되며 당시 유명한 방이 몇 개 안 남았던 때였는데, 파생방 중 하나로 기자 합성방이 생긴 것을 확인해 기사를 썼다”며 “기자 합성방은 이틀 정도 운영되다 지금은 없어진 것 같다. 다른 일반인 분들의 피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빨리 발견해 추가 피해는 없었지만 관련 보도가 위축될까 우려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 합성방 관련해선 한국여성기자협회와 한국기자협회 측 성명이 빨리 나오면서 그래도 해당 방 이용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기자들이 겁을 먹는 게 아니라 좀 더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앞서 한국여성기자협회는 8월30일 관련 성명을 내고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경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해 범죄자들을 신속히 검거할 것을 촉구했다. 여성기자협회는 “특정 사안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도하는 기자 본연의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앞으로도 저지르겠다는 발상은 여성 기자들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라며 “이를 방치할 경우 앞으로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사안을 취재하는 모든 기자에 대한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언론의 입을 막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고, 증거를 은닉하고 숨더라도 끝까지 추적해 범죄자들을 신속히 검거하라”며 “정부와 국회는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조속히 마련하라.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러한 범죄 행위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를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기자협회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는 폭력행위”라며 정부와 시민 사회의 적극적 대응을 강조했다. 기자협회는 “딥페이크를 악용한 성폭력 범죄가 언론인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언론의 자유와 기자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범죄 행위다. 기자협회는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와 시민 사회의 적극적 대응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정부는 즉각적인 수사와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국회는 지능화되는 디지털 범죄가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 개정을 서두르라”며 “이번 사건은 민주 사회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언론의 기능을 위협하는 행위로 정부는 언론인의 안전망 확보에 최선을 다하라. 기자협회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와 법적 대응책 마련이 신속히 이뤄지길 촉구하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회원들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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