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고갈' SNU팩트체크, 무기한 운영 중단

정치권 압박에 네이버 재정지원 끊은지 1년 만
'읽기 전용'으로만 유지

국내 최초의 팩트체크 플랫폼으로 출범한 SNU팩트체크가 무기한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 여당 등 정치권의 ‘좌편향’ 공격과 그에 따른 네이버의 재정지원 중단이 불러온 결과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는 18일 공지사항을 통해 이날부로 “무기한 휴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017년 3월29일 출범 이후 만 7년 4개월 만의 일이다.

비영리 공공정보 서비스인 SNU팩트체크는 출범 후 네이버의 재정지원을 받으면서 2018년 1월부터는 네이버 뉴스홈에 팩트체크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여당 등에서 네이버와 SNU팩트체크가 좌편향됐다며 공세를 가했고, 결국 네이버는 지난해 8월 모든 재정지원을 중단한 데 이어 9월부터는 팩트체크 코너 노출도 중단했다.

이후 SNU팩트체크는 유럽기후재단(ECF)의 후원을 받아 ‘기후위기 팩트체킹 취재보도 지원사업’ 등을 이어갔으나, 이 또한 8월로 지원이 끊기면서 “현재의 활동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SNU팩트체크가 18일 무기한 휴지 돌입 사실을 알렸다.

SNU팩트체크센터는 국내 주요 언론사들과 협업해 지난 7년간 5000여건의 팩트체크 검증문을 자체 플랫폼 등에 게시해왔다. ‘팩트체킹 취재보도 지원사업’, ‘팩트체킹 인턴십’, ‘팩트체크 디플로마’, ‘한국 팩트체크 대상’ 등 팩트체크 저널리즘 실천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진행했다. 그러나 재정 고갈로 모든 사업은 중단됐고, 신규 콘텐츠도 게시되지 않는다. 기존에 축적된 자료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읽기 전용(Read Only)으로만 플랫폼이 유지될 예정이다.

센터는 “SNU팩트체크의 재개를 위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독립적인 재정지원을 해주실 뜻 있는 기관 및 개인들의 참여가 있다면 SNU팩트체크는 언제든 다시 시작될 것”이라면서 끝으로 “7년여간 최선을 다해 5000여 건의 검증을 수행해 주신 기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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