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63)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성급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아스팔트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도심을 달구는 열기, 분수대에서 뛰노는 아이들…. 계절상 봄부터 더위 스케치를 시작했습니다. 한동안은 이런 그림들을 찾아다녀야 할 테죠.


또 들려오는 폭염 소식을 앞두고 동해 바다로 향했습니다. 성급하게 발을 담그니 짜릿한 차가움이 아직은 들어올 때가 아니라고 알려줍니다. 해변에 앉아 한없이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저 깊은 바다에는 짐작할 수 없는 아득하고 깊은 부분이 존재하겠죠. 쓸려가는 파도에 지친 마음을 보내고 나니 들어오는 파도에 생동감이 꿈틀댑니다. 태양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수평선을 넘어갈 때까지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 도심의 더위는 잠시 접어 두었습니다. 오늘도 바다는 ‘열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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