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개막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대표 선수들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졌고, 메달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여기에 경기불황 등의 요인이 더해지면서 언론사에서 파리올림픽에 파견하는 취재·중계진의 수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대회마다 국가별로 쿼터를 정해 취재카드를 배분하는데(방송은 별도), 이번 올림픽엔 국내 매체 34개사 83명의 취재진이 등록했다. 3년 전 도쿄올림픽을 취재했던 29개사 99명보다 매체 수는 늘고 기자 수는 줄었다. 대한체육회 홍보실 관계자는 “IOC에서 배분하는 취재카드 수가 매번 같지는 않다. 개최지 위치의 차이도 있는데, 도쿄는 (우리나라와) 가까우니 더 배정하고 파리는 먼 곳이라 덜 배정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할당량만 줄어든 게 아니다. 매체마다 파견하는 취재진 수도 줄었다. 도쿄 때 1개사당 평균 3.4명을 보냈다면 이번엔 2.4명만 보내는 셈이다. 상당수 언론사가 인원을 30%에서 최대 50% 정도까지 감축했고, 취재기자 1명만 보내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취재진 규모가 가장 큰 연합뉴스도 도쿄 땐 취재기자 13명과 사진기자 10명 등 총 23명이 갔지만, 이번엔 13명만 간다. 지리적으로 먼 데다가 올해 정부구독료가 대폭 삭감된 영향 등이 컸다.
중계방송사인 지상파 3사도 파견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방송단을 축소했던 도쿄 때보다 더 줄었다는 설명이다. KBS는 이번에 취재·촬영기자 14명을 포함해 해설·중계팀 등 약 80명으로 방송단을 꾸렸다. MBC는 취재진 13명에 뉴미디어 2명 등 47명이, SBS는 취재진 12명 포함 57명이 출장길에 오른다. 8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각 사당 70명에서 최대 100명 가까이 보냈던 것에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비용 문제와 올림픽 열기가 예전만 못한 점 등이 고려된 결과지만, 구기 종목의 ‘전멸’ 탓도 컸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단체 구기 종목은 여자핸드볼이 유일하다. 농구와 배구 등은 모두 탈락했고, 야구는 정식 종목에서 빠졌다. 특히 축구 대표팀 탈락이 결정적이었다. 한국 축구는 지난 4월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해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축구는 인기 종목일 뿐 아니라 경기장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고, 훈련 스케치 등 취재할 일정도 많아 전담 취재 인력이 많은 편인데, 올림픽에 나오지 못하게 되면서 그만큼 취재진이 빠진 것이다.
한편 이번 파리올림픽이 역대 최악의 폭염 속에 열릴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선수단은 물론 취재·중계진의 건강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국내외 언론은 영국의 지속 가능 스포츠 협회(BASIS)가 낸 보고서 ‘불의 고리(Rings of Fire)’를 인용해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더웠던 도쿄올림픽보다 올해가 더 더울 수 있다며 이로 인한 각종 온열 질환 위험성 등을 경고했다.
그런데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탄소 발자국 배출량을 이전 하계올림픽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면서 선수촌에 에어컨 대신 선풍기만 설치했고, 이는 취재진 상당수가 이용하는 곳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취재를 앞둔 기자들은 더위는 물론 테러 발생 가능성 등 걱정은 되지만, 준비를 잘 해서 다녀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정확히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열리는 이번 제33회 하계올림픽은 7월26일 개막해 8월11일 폐막한다. 프랑스와의 시차는 7시간으로 우리나라보다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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