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무급휴가 시행 앞두고 노사갈등 격화

노조 "이성구 대표 대행 사퇴하라"

서울시 예산 지원 중단으로 존폐 위기에 몰린 TBS가 정리해고가 예고된 무급휴직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노사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TBS 양대 노조(TBS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이성구 대표 직무대행의 임금체불 안이자 대량학살 안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이 대표 대행의 사퇴를 요구했다.


TBS는 13일 임금삭감을 전제로 3개월간 무급휴가 및 급여 이연 지급을 시행하는 ‘비상근무체제 시행 계획(안)’을 발표하고 직원 개인 동의서를 받기 시작했다. 미지급 급여의 70%는 ‘고정 운영비의 120% 이상 수익 창출’ 시 지급하고, 나머지 30%는 해당 일수만큼 무급휴가로 전환하되 3분의 1만 쓰고 나머지는 9월 이후 사용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아울러 비용 절감 기여도, 수익 증대 기여도, 근태 현황 및 근무실적평가 등을 기준으로 7월21일부터 구조조정을 실시한다고 예고했다.


양대 노조는 구조조정 대상자를 가려내려는 “협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일시적인 임금 조정을 수용하고, 미지급액에 대해서는 무급휴가를 요청”했으나 날아든 것은 “유노동 무임금과 더불어 사실상 대량학살 안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TBS 사측은 19일까지 직원 동의서를 받고 이달 중 무급휴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인데, 동의율이 낮아 예정대로 시행이 어려워지면 당장 6월 이후를 도모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강양구 경영전략본부장은 “상황은 너무나 명확하다. 인건비 외에 필수운영경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6월에 정상적으로 월급이 나가면 7월엔 방송국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유노동 무임금’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선 “무급휴직을 줄이고 이연 지급을 약속해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회생에 도움이 되겠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월급은 깎인 채 일은 일대로 하라는 식의 희생 강요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송지연 TBS지부장은 “우리는 희생할 각오가 돼 있고 방송이 끝까지 멈추지 않길 바란다”면서 “무급휴가든, 나와서 일을 하든, 선택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 같이 갈 수 있는 방향을 찾았으면 한다”면서 “다만 정리해고 안만큼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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