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MBC 사장이 “국회서 추진하고 있는 방송3법과 방통위법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형준 사장은 14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행사에서 “8월에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의 임기가 끝나고 이사진이 교체되는데, 교체된 이사진이 저를 해임하려는 시도가 있을 거라는 보고가 온다”면서 “그런 일은 없을 거라 믿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안 사장은 “학회에 가보면 교수님들이 그 나라의 민주주의 척도는 공영방송 사장이 임기를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로 알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며 “영국의 BBC도 아주 오래 전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이 바뀌었고 그게 반복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난해 이미 우리 법원이 그런 행태에 제동을 걸었다고 생각하고, 만약 해임이 된다면 그에 맞춰 다양한 법적 대응 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방송3법과 관련해선 “당연히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저는 MBC 정기 공채 출신이 아니고 YTN 출신인데, 제가 사장이 될 수 있었던 건 시민평가라는 제도가 있어 가능했다”며 “방송3법의 뿌리가 독일식 조합주의인데, 정치 개입을 끊어내고 시민평가단 관여를 좀 더 강제하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의 방송3법은 좀 부족한 면이 있다”며 “공영방송을 경영해온 입장에서 이사 21명이 너무 많은 측면이 있다. 그리고 추천 단체가 어떨지, 또 균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이런 부분에 대한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 사장은 방송3법에서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하는 단체가 편향적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안 사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요한 건 정치권에서 추천하는 사람 수를 줄이고 나름대로 시민을 대표하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분들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다. 어느 단체가 추천할 지는 논의를 통해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 국회서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개혁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선 “고승우 박사가 어떤 신문에 칼럼을 쓰셨던데, 미국에선 이미 37년 전에 공영성과 관련된 평가가 폐지됐다고 말씀하시더라”며 “사실 공정성을 평가하는 건 주관을 객관화하는 것이다. 그 시스템 자체를 돌아봐야 하고, 지금 방심위와 선방위 위원들을 뽑는 과정도 좀 더 정교해져야 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MBC 1분기 20억원 흑자…동남아시아·중동에 K-타운 조성 목표"
한편 안 사장은 모두 발언에서 MBC가 경영 및 보도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올해 1분기 MBC는 지상파 가운데 유일하게 20억원의 흑자를 냈다”며 “시장 상황이 그렇게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드라마 ‘원더풀 월드’, ‘수사반장 1958’의 반응이 좋았고 일일드라마지만 ‘세 번째 결혼’도 해외에 굉장히 많이 팔렸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흑자를 냈는데 올해는 좀 더 큰 규모의 흑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엔 저널리즘에 기반한 AI 사업을 추진하는 사내 벤처 ‘딩딩대학’도 자회사로 분사해 방대한 영상 자료를 AI 기술로 분류하고 치매 예방 치료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판로 개척에도 나서고 있는데, K-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동남아시아와 중동에 다양한 미디어 사업을 펼칠 K-타운을 조성하고 현지에서 콘텐츠 제작 센터 공동 설립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도와 관련해선 “지난해 세계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서 MBC가 신뢰도 1위를 차지했다”며 “지난 총선 개표 방송에서도 괜찮은 성과를 냈다. 그 뒤부터는 지상파 3사 뉴스 시청률도 저희가 1등을 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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