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구조조정 반년 만에 '임원 임금반납' 등 추가조치

이수영 대표이사 "연속 적자 불가피, 턴어라운드 필요… 후속 대책도 검토"

지난해 경영위기로 80여명의 직원을 내보내며 구조조정을 단행한 JTBC가 반년 만에 다시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임원 임금 반납 등 추가 조치 시행에 나섰다. 경영진은 “작년과 같은 구조조정 성격은 아니”며 “단기적으로 유의미한 손익개선 조치”라고 선을 그었지만, 방송 광고 시장의 장기 침체와 자체 경쟁력 약화 등 대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내외부 여건 속에서 결국은 구성원들의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JTBC 사옥. /뉴시스

이수영 JTBC 대표이사는 지난 5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난해 구성원의 고통 분담을 바탕으로 운영체계를 효율화하였으며, 올해 보도·예능·편성 등 각 조직에서 손익개선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시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추세로는 올해도 연속된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올해는 반드시 턴어라운드를 이루어 내야 함에 따라 6월부터 몇 가지 추가 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84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JTBC는 올 1분기 결산까지 95억원의 영업적자, 1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수영 대표는 “먼저, 임원진들은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의지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연봉의 20%를 반납한다”고 밝혔다. 총무성 경비 절감을 위해선 통신비 지원금 중 단말기 구매비용은 신규 구매분부터 지원을 잠정 중단한다. 연차휴가는 “모두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서 “이로 인해 생산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근무시간에 몰입도를 높”이고 “특히 과도한 휴게시간 이용을 자제하고 근태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번 조치의 방점은 턴어라운드 필달을 위해 경영진을 비롯한 직책자의 마인드셋을 강화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통해 조직의 건전한 긴장감을 형성하자는 데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임원 연봉 반납 등의 조치는 향후 전 직원의 연봉결정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면서 “올해 연봉조정은 회사 경영 및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하반기에 결정하고자 하오니 오해가 없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다만 “본 조치의 효과가 충분치 않아 후속 조치 실행이 불가피할 경우를 감안해, 다양한 대책들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조치로 턴어라운드 달성이 정말 가능하냐는 점이다. 지상파방송사인 SBS도 최근 1분기 영업적자로 비상경영에 나서는 등 방송시장 전반이 위축된 건 사실이지만, JTBC의 위기는 더 오래되고 이미 고착화한 상황이어서 반전을 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인 JTBC는 2023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999.25%에 달했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5월25일 540억원의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부채비율을 낮췄으나, 일시적인 봉합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대표가 말한 대로 시청률 역시 “유의미한 반등을 이루어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몇 편의 드라마가 흥행했지만 2022년 ‘재벌집 막내아들’ 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올해 편성한 드라마는 줄줄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화제성에서도 tvN 등 타 방송사에 크게 밀렸다.

지난해 구조조정과 올 초까지 이어진 기자들의 ‘줄퇴사’로 사실상 ‘최소인력’만 남은 보도부문(뉴스콘텐트부문)에선 모바일 전환 이후 일정 부문 성과를 냈지만, 불안정한 경영 상황에 사기 진작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지난해 임금협상 타결이 불발되며 동결 상태로 해를 넘긴 JTBC 노사는 올해 2023년도 임금협상까지 병행해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2년 연속 임금이 동결되거나 최악의 경우 삭감되는 사태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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