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출범도 안 한 '제평위 2.0' 편향성 논란에 움찔?

참여단체 예상 명단 알려지며
여당 등 보수진영서 반발 목소리

네이버가 1년 넘게 중단됐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활동 재개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마자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특히 제평위 추천단체의 ‘편향성’과 ‘전문성’ 문제를 두고 시비가 연일 제기되고 있어 ‘제평위 2.0’은 출발선에 서는 것부터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외부 인사로 구성한 뉴스혁신포럼이 뉴스제휴평가위원회 활동 재개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참여단체의 편향성과 전문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네이버 포럼이 이 같은 논란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예정대로 6월 말까지 관련 안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시스

네이버가 올 1월 외부 인사로 구성한 뉴스혁신포럼(위원장 최성준)은 지난 4월 제평위 재개를 위한 논의를 시작, 지난달 22일 회의에서 참여단체 등에 관한 논의를 이어갔다. 그런데 이날 거론된 참여단체 명단이 알려지면서 여당 등 보수진영에서 강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방송사 보수성향 노조를 중심으로 결성된 언론단체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는 다음 날 바로 성명을 내어 추천단체의 “정치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이런 정도 바꾸려고 지난 1년을 썩힌” 것이냐고 따졌다. MBC노동조합(제3노조)도 24일 성명에서 “좌우 언론의 균형성이 현저히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휘)도 이들 단체의 성명을 인용하며 “차라리 제평위를 해체하고 뉴스제휴 심사를 직접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뉴스혁신포럼은 제평위 추천단체를 기존 15개에서 10개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 과정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신문윤리위원회 ▲언론인권센터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등이 빠지고 △지역언론학회 △한국방송학회 등 2개 단체가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참여단체 중 △대한변호사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학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YWCA연합회 등 8곳은 잔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단체들은 이 중 “중도가 4곳, 좌편향 단체가 6곳”이라고 평가하며 특정 단체를 넣거나 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협회와 언론3학회는 물론 소비자연맹과 한국YWCA도 “좌파”로 분류했다. 그러면서 “보수 혹은 중도적 단체 추천을 함께 넣어서 정치적 균형을 잡아야 한다”(언총)고 주장했다.


제평위 개편안에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는 3일 성명을 내고 2015년 제평위 준비 단계부터 참여해온 온신협을 제외한 채 새로 구성되는 제평위가 “디지털 저널리즘과 포털 뉴스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제대로 운영될 수 있”겠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온신협은 국내 21개 중앙일간지의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담당하는 대표자들로 구성된 단체다. 이 단체는 네이버와 뉴스혁신포럼을 향해 제평위 구성에서 온신협을 배제하는 게 사실이면 그 이유를 명백히 밝혀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네이버 측은 제평위와 관련해 알려진 내용은 “확정된 것이 아니”며 “제평위 재개 시점이나 향후 계획도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뉴스혁신포럼은 일단 이달 말까지 정리된 안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5일 회의에서 제평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인데, 앞서 나온 단체 등의 입장이 얼마나, 어떻게 반영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제평위를 둘러싼 잡음이 커질수록 제평위 출범 시점은 늦어질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제평위 2.0 구성을 위해 운영위원회 논의를 진행하던 중 포털 뉴스가 불공정하다는 정부·여당 공세와 네이버의 뉴스 아웃링크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그해 5월 돌연 제평위 활동을 중단, 지금에 이르렀다. 제평위가 활동을 멈추면서 신규 뉴스제휴(CP) 입점은 물론, 제재·퇴출 심사도 1년 넘게 올스톱된 상태다.


새로운 제평위는 기존 제평위와 다르게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 2015년 네이버와 카카오가 합작해 만든 제평위는 이미 지난해 해체된 것이나 다름없고, 향후 제평위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독립적으로 구성해 운영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카카오 측은 제평위 관련해 언급을 아끼며 “내외부 의견 수렴 중이고, 제평위 포함해 여러 대안을 검토해 재개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네이버 제평위가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을 극복하고 출범한다 해도 ‘외풍’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성명에서 “뉴스제휴 이후 가짜뉴스를 제공한 언론사에 대한 제재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며 사실상 뉴스타파 등에 대한 제재나 퇴출을 주문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올해 주요 업무계획의 하나로 ‘뉴스제휴평가기구 공정성 제고’를 내세우며 포털을 압박한 바 있다. 방통위는 포털사별 뉴스제휴 평가기구 구성과 평가 기준 및 결과 등 운영 내역 공개, 심사 탈락사에 대한 재평가 기회 제공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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