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0. TBS의 서울시 출연기관 해제가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6월1일부터 TBS는 서울시의 예산 지원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TBS는 지난 1일 투자자 발굴을 위한 용역업체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외부 투자유치에 나섰지만, 성패가 불투명할 뿐 아니라 민영화 작업이 기한 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 해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100명 이상이 떠났고, 남은 직원 260여명은 지금도 줄어든 임금에 생활고 등을 호소하고 있는데, 6월부터는 실직으로 인한 ‘가정 붕괴’가 예상된다며 서울시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T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22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TBS 폐국이 260여 직원의 실직만이 아닌 한 가정의 생계를 위협하는 ‘가정 참사’임을 호소하기 위해 직원 자녀들의 그림을 전시하는 ‘문화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열리는 시정질문에 참석하는 오세훈 시장과 시의원들에게 절박함을 알리려는 취지다.
두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2월22일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자리에서 ‘TBS에 선의의 피해자가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4월22일 오늘 정확히 두 달의 시간이 지났다. 그 고민의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답변을 TBS 구성원들과 서울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환 TBS노조 위원장은 “언제부터인지 퇴근해서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도 미안하다. 아이들과 가족에게 아빠로서 면목이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오세훈 시장을 향해 “TBS의 구성원들이 이렇게 길거리에 나앉는 것을 보고만 계시겠느냐”면서 “지금 여기 모여있는 우리도 한 사람의 서울시민이다. 한 사람의 시민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맡은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가족과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송지연 TBS지부장은 “‘특정 프로그램의 편향성에 대한 단죄로 결국 폐국까지 이르게 된 비운의 방송사’. 가까운 미래, 대다수 국민은 TBS 사태를 이렇게 기억하고 정리할 것”이라면서 “이번 총선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민심은 ‘입틀막’ ‘칼틀막’ ‘파틀막’ 정권을 용인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마음에 안 드는 프로그램 하나 때문에 권력이 방송사를 통째로 날려버리려는 ‘방틀막’은 서울시민들이 과연 용인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 시장에게 “한때 편향성 논란에 휩싸였던 TBS를 정상화시킨 시장으로 남을지, 아예 공영방송사를 통째로 없애버린 시장으로 남을지” 결단할 것을 촉구하며, “같은 당 소속인 국민의힘 시의원들을 설득해서 TBS를 정상화시키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이날 시정질문에서도 시의회 반대 때문에 TBS 지원이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박유진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관련 질의를 받고 “저로서는 선의의 피해자가 한 명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그런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는 가급적 지원이 계속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시의회에 여러 차례 통보했으나, 불행히도 시의회 입장은 많이 다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민영화를 결정한) TBS가 투자자를 발굴하고 원매자를 물색하는 기관을 선정했는데, 그러한 TBS의 움직임과 궤를 맞춰서 저도 거기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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