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일단락 YTN, 돌발영상 등 프로그램 내달 전면개편 예고

사장 취임하며 불방 겪은 돌발영상
제작진·프로그램 성격 대폭 변할듯

취임과 동시에 간부급 인사를 대폭 물갈이한 김백 YTN 사장이 총선이 끝나자마자 평사원 인사발령까지 대대적으로 내며 인적 개편을 일단락지었다. 다음 달 프로그램 전면 개편을 앞두고 제작진 교체와 주요 프로그램 성격 변화 등을 염두에 둔 조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이번 인사의 본질이 ‘낙인찍기’와 ‘사적 복수’라 비판하며 김백 사장 퇴진 투쟁 본격화를 선언했다.

YTN은 지난 12일 보도국 등 평사원 인사발령을 내며 월간 탐사보도프로그램 ‘탐사보고서 기록’ 폐지 방침을 제작진에 전했다. ‘기록’은 바로 다음 날 방송을 끝으로 폐지됐다. YTN측은 “탐사보도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며 탐사프로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2020년 파일럿으로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20건 가까이 수상 기록을 쌓으며 호평받은 프로그램을 왜 폐지하는지는 제작진에게도 설명하지 않았다. 그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건 해당 프로그렘 제작에 YTN지부 전·현직 간부들이 참여해왔다는 사실이다. 김백 사장은 취임 후 YTN지부 간부 출신은 물론이고 소속 조합원들을 주요 보직에서 배제하는 인사를 단행해왔다.

이날 평사원 인사발령에서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졌다. YTN지부는 성명을 통해 “능력과 경험이 아니라, ‘성향’을 분석해 줄 세우고, ‘찍힌 사람’은 보도의 한 조각이라도 책임질 ‘자리’에 보내지 않았다”면서 “그러한 ‘사적 복수’가 죄 없는 후배들에게 자행됐다는 점에서 더 없이 무도하고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보도제작국의 시사PD들은 업무와 무관한 곳으로 발령을 받았고, 김백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불방 사태를 겪은 ‘돌발영상’은 제작진 교체와 함께 프로그램 성격 변화가 예고된 상태다. YTN지부는 17일 김백 사장 퇴진 집회를 시작으로 보도와 제작 등 일선 현장에서 이뤄지는 부당한 지시 등에 단체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보도국장 일방 임명에 대한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YTN지부는 지난 1일 임면동의 투표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김응건 보도국장의 임명처분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지난 9일 법원에 제출했다. 보도국장 임면동의는 2017년 YTN 노사 협약으로 체결되어 2018년부터 실행됐으며, 2023년 체결된 단체협약에도 명시됐다. YTN지부는 또 보도본부장직을 신설해 기존 보도국장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도록 한 것이 보도국장 임면동의를 회피하기 위한 탈법적 행위라며 김종균 보도본부장의 임명처분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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