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달성하는 등 범야권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11일 종합일간지들은 1면 기사로 이 소식을 전하며 성난 민심이 ‘정권심판’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는 “22대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윤석열 정부 심판이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는 1면 기사에서 “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단독 과반이 확실시되면서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 이어 의회 권력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내세운 국민의힘과 비례정당 국민의미래는 참패했다. 야권의 총선 압승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임기 전체를 ‘여소야대’로 보내는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신문도 민주당이 총선에서 170석이 넘는 압승을 거뒀다고 평했다. 서울신문은 “범야권 정당을 합하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추진이 가능한 180석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권 심판론’과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 맞붙은 총선에서 국민은 윤석열 정부를 심판한 것은 물론 집권 여당도 심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민의힘은 개헌 저지선(101석)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썼다.
종합일간지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하며 ‘정권 심판론’이 지배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 연이어 악재가 터졌다고 봤다. 조선일보는 2면 기사에서 “이종섭 전 호주 대사의 도피 논란과 황상무 전 대통령실 수석의 막말 파문 등으로 ‘정권이 국민을 이기려고 한다’는 프레임만 강화됐다”며 “당내에서는 의대 증원 문제를 마지막 총선 변수로 보고 전격 타결을 기대했지만 투표 날까지 진전은 없었다. 오히려 야권이 공세를 취한 ‘대파 논란’으로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만 강고해졌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도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높은 부정평가에 더해 김건희 여사 디올백·이종섭 주 호주대사 임명 논란, ‘대파 값 875원’ 발언이 상징하는 고물가 등 악재가 연이은 것이 최대 패인으로 지목된다”며 “총선을 100일 남짓 앞두고 긴급 투입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치적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윤 대통령은 강력한 경고 앞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향후 극한 대치 상황 이어질까, 조기 레임덕 올까
종합일간지들은 희비가 엇갈린 여당과 야당의 모습도 전했다. 중앙일보는 4면 기사에서 한동훈 위원장의 유학 등 출국 가능성이 다시 거론된다며 친윤계 퇴각, 개혁신당과 합당 등을 점치는 목소리 역시 국민의힘에서 나오고 있다고 썼다. 반면 “총선 압승으로 이재명 민주당의 정치적 위상은 더욱 굳어지게 됐다”며 “비명계와의 갈등 속에 의문 부호가 붙었던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라고 했다.
한겨레신문 역시 “이재명 대표가 당내 견제 없이 향후 대선까지 안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라며 “전국 단위 선거에서 첫 승리를 거둠으로써 리더십을 입증 받은 데다 당내에서 이 대표와 각을 세워온 비주류 대부분이 이번 공천에서 탈락해 이렇다 할 경쟁자도 없는 까닭”이라고 썼다.
종합일간지들은 향후 정국 운영과 관련해선 극한 대치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한국일보는 “정부·여당은 야권 협조 없이는 단독 입법과 예산안 처리가 불가능하다”며 “거대 야당과 정부여당의 극한 대치 상황도 윤 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압도적 의석을 등에 업은 야권이 각종 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단독 처리하고,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맞불을 놓는 상황이 반복되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다만 ‘조기 레임덕’이 올 수도 있다고 봤다. 경향신문은 “180석은 사실상 모든 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단독 처리할 수 있는 막강한 의회권력의 기준선”이라며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거대 야당의 견제를 받아야 한다.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민심 이반을 확인한 상황에서 지난 2년처럼 적극적으로 거부권을 활용하기는 어려워지며, 여당의 거리 두기가 본격화하면 여권 장악력을 잃고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종합일간지들 오전 12시30분~2시 사이 상황 종합… 한겨레는 4시까지
앞서 종합일간지들은 새벽 내내 이어진 개표 결과를 끝까지 보지 못한 채 11일자 신문을 제작해야 했다. 대부분 오전 12시30분에서 2시 사이의 개표 결과로 상황을 종합해 1면 머리기사를 작성했고, 서울신문은 2시30분까지, 한겨레는 4시까지 개표 상황을 본 뒤 기사를 정리했다. 다수의 신문들이 정당별 판세를 1면에 시각화한 가운데 서울신문과 중앙일보는 글로만 정리한 것도 눈에 띄었다.
한편 오전 9시30분 기준, 개표율이 99.8%를 넘긴 가운데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은 180석을 넘겼다. 구체적으로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을 확보했고 범야권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12석)과 새로운미래(1석), 진보당(1석)까지 합하면 총 189석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현상 유지’에 가까운 108석의 의석수로 개헌과 대통령 탄핵 저지선은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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