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최대주주가 된 유진그룹의 유경선 회장이 “객관적 진실 보도”와 “공정한 언론”을 강조하며 YTN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내부 분열을 초래하는 “어떠한 이익과도 타협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지난해 10월 특수목적회사 유진이엔티를 통해 YTN 지분 30.95%를 인수하며 YTN을 유진그룹에 편입한 지 반년 만에 내놓은 메시지다.
“사적 이익 위해 YTN 공정성 훼손, 내부 분열 초래해선 안돼”
유경선 회장은 4일 YTN 구성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언론의 최고경쟁력은 공정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수용하고 균형 잡힌 보도를 통하여 합리적인 여론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공적인 책임을 명심하겠다”면서 “여러분들께서도 객관적인 진실을 보도하는 공정한 언론인이 되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는 “YTN이라는 최고의 언론기관 아래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서 “사적 이익을 위하여 YTN 전체의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내부 분열을 초래하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서로 믿고 도울 때 조직의 경쟁력이 높아지리라 믿는다”면서 “이에 반하는 어떠한 이익과도 타협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민영방송’ YTN의 첫 사장이 된 김백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여러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유 회장은 “YTN은 보도방송의 최고전문가들이 훌륭히 경영해 주시리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와 유진그룹은 YTN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언론사가 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여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YTN지부 “대국민 사과, 돌발영상 불방…회장 뜻인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곧장 답장 형식의 글을 띄워 조목조목 반박했다.
YTN지부는 먼저 유 회장이 언급한 ‘어떠한 이익’에 주목한다며 “유진그룹의 YTN 인수 이후 ‘어떠한 이익’을 찬란하게 누리는 자들이 있다. 맨 앞에는 유튜브 활동하며 윤석열 정권 비호하다 벼락 사장이 된 김백씨가 있을 것이고, 김백에 충성맹세하고 본부장 자리에 앉은 ‘칠상시’가 그 뒤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사원급 본부장’직을 7개나 만들고 해외 특파원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모순적인 상황”을 지적한 노조는 “회사와 후배들이야 어찌 되든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 자들이 ‘어떠한 이익’을 누리고 있다”면서 “유진그룹이 3200억원을 투자한 결과가 이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3일 방송 예정이던 ‘돌발영상’이 보도제작국장 지시로 돌연 불방된 점을 언급, “돌발영상이 기계적 중립을 못 맞춘다는 이유로 폐지될 위기에 놓여 있다”며 “유 회장님은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고 묻기도 했다.
돌발영상이 불방된 날, 김백 사장이 내보낸 ‘대국민 사과방송’이 유 회장의 뜻인지도 물었다. 노조는 “김백 사장은 YTN을 대표해 사과하면서도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서 “더구나 뉴스 PD들이 ‘용산’을 향한 치욕적인 반성문을 방송에서 틀지 않겠다고 하자, 주조정실을 통해 기습적으로 내보냈다. 사과 내용을 요약한 단신 기사를 방송하며 부끄러움과 자괴감에 눈물을 쏟아낸 PD도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특히 유진그룹이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반쪽짜리 심사”를 받아 YTN의 최대주주가 될 자격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했다면서 유 회장의 서한은 “시기상조”이며 “공허하기만 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유 회장님은 법정에서, 역사와 국민 앞에서 YTN 최대주주의 자격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YTN지부는 YTN우리사주조합과 공동으로 방통위의 최대주주 변경승인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도 1심 패소 후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YTN지부는 “권력에 기대어 YTN 최대주주로 인정받기보다는 YTN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고 국민의 믿음을 받아야 자랑스러운 YTN의 가족이 될 수 있다”며 “김백과 그의 추종세력들이 유 회장님께 하는 간사한 말들은 결국 독이 되어, YTN뿐만 아니라, 유 회장님이 선대에 이어 가꾸어 오신 유진그룹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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