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과거 막말 논란을 보도하면서 김 후보를 비판한 국민의힘 로고를 잠시 노출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악의적”이라며 수사당국에 고발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클린선거본부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MBC 뉴스데스크는 김준혁 민주당 후보의 막말에 대해 보도하면서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힘 로고를 노출했다”며 “사전투표를 사흘 앞둔 시점에서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악의적인 선거방해 행위다. 국민의힘은 원칙에 따라 MBC 관계자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행위로 오늘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MBC는 2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김준혁 후보의 과거 막말 논란을 보도했다. 김 후보가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의 과거 친일 행적을 언급하며 ‘학생들을 성 상납시켰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고, 국민의힘과 이화여대 측이 김 후보를 비판했단 내용이었다. MBC는 이 과정에서 앵커 배경화면으로 김 후보 사진을 19초간 깔았고, 앵커가 국민의힘과 이화여대를 언급하는 순간에 맞춰 4초간 김 후보 사진 옆에 국민의힘과 이화여대 로고를 화면에 송출했다.
MBC "억지 주장에 강한 유감…역대급 황당무계한 고발 사례"
MBC는 국민의힘이 이 화면만을 가지고 고발 방침을 밝힌 게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MBC 관계자는 “리포트 제목도 ‘민주 김준혁’이고, 사진도 기호 1번이 새겨진 파란색 민주당 자켓을 입고 있는 김 후보인데 어떻게 국민의힘 후보로 오인될 수 있는지, 무엇이 ‘선거방해 행위’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MBC에 대한 고발 사유가 ‘허위 사실 유포’라고 했는데 앵커멘트 내용 어디가 ‘허위 사실’이라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전체 앵커멘트 내용을 의도적으로 빼버린 채 한 장면을 ‘스틸 컷’으로 만든 뒤 자신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퍼뜨리는 행위야말로 허위 사실 유포이며, 공당의 몰이해와 억지 주장에 MBC는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MBC 관계자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역대급 황당무계한 고발 사례이자 웃음거리로 남을 것”이라며 “MBC가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 수치를 소개하며 숫자 ‘1’을 썼다는 이유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징계를 논하는 지경에 이른 일련의 상황과 다를 바 없는, MBC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트집 잡기로 판단한다. 국민의힘이 공당으로서 유권자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는 주장을 해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고발에 앞서 MBC 보도에 대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마치 김 후보가 국민의힘 소속인 것처럼 오인하게 편집했다”며 2일 오후 선방위에 MBC 보도를 심의해달라고 신청했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