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20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사의를 수용한 것을 두고 “선거 판세 전환을 위한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실은 오늘 ‘황상무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는 짤막한 알림을 출입기자들에게 보냈다”며 “새벽 6시49분에 보내진 문자에는 그 어떤 배경 설명도, 형식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었다. 총선을 앞두고 국민 여론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여당인 국민의힘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조차 반기를 들자, 마지못해 자진사퇴 형식으로 무마하려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번 사의 수용을 “선거 판세 전환을 위한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로 규정하며 “해결된 것도, 달라진 것도 없다. ‘MBC는 잘 들어’로 시작한 망언은 황 수석의 입을 통해 전해졌을 뿐, 근원적 문제는 군사독재 시절 이상으로 폭압적이고 왜곡된 윤석열 정권의 언론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한 것은 없다. 정권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 만한 보도를 하면 온갖 트집을 잡아 벌점 테러를 하며 언론사의 생존 자체를 겁박하고 있는 게 윤 정권”이라며 “이런 썩어빠진 언론관이 전면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제2, 제3의 황상무는 또다시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언론노조도 입장문을 내고 황 수석의 사의 수용을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탄압과 장악, 비이성과 몰상식, 폭력으로 점철된 윤 정부의 언론관과 미디어 정책을 전면적으로 혁신하지 않는 한, 황 수석의 사퇴는 총선 유불리를 저울질한 끝에 나온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며 “윤 정부와 집권 여당은 지금이라도 비판 언론을 받아들여야 하며, 언론·표현의 자유와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가시적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황상무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언론 공지로 전했다. 황 수석이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하며 물의를 일으킨 지 엿새만이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MBC를 포함한 출입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고 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해 언론계 반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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