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독률 조사 불리하면 '트집'
중앙 3위 나오자 '엉터리'··· 실사기관 '해마다 있는 일'
또다시 열독률 조사를 놓고 신문사간에 신경전이다.
구독률·열독률에서 모두 3위로 급락한 결과를 접한 중앙일보는 'CPR(Consumer Profile Research : 소비자 구매행태 조사)이 아니다'는 점과 어떤 조사에서도 3위로 나타난 적이 없음을 근거로 서울미디어리서치(SMR) 조사가 신문매체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고 SMR측도 문제점을 자인해 5개 도시에서 재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중앙일보는 따라서 "별로 비중이 없는 조사결과를 CPR이라고 기자협회보(9월 6일자 2면)에서 적시한 것은 중앙일보에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먼저 SMR에서 개별조사한 것이지 CPR이 아니란 점에 대해 조사에 참여한 광고대행사의 한 매체본부장은 "신문사들이 순위에 지나치게 집착하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지만 처음부터 조사 항목에 들어가도록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MR 관계자도 "지난해엔 조선일보, 올해는 중앙일보 등 자사에 불리하게 나온 결과를 놓고 신문사측에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주저하긴 했으나 "열독률·구독률 조사가 애초 설문 기획에서 제외됐는가하는 부분은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또 "SMR 측도 문제점을 자인해 5개 도시에서 재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부분도 사실이 아니었다. SMR은 조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매년 재조사를 실시해왔으며 잘못된 조사를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SMR이 중앙일보에 전달한 답변서에도 "지역간 편차도 통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표본차 범위 내의 결과를 보인 만큼 중앙일보의 주장처럼 신뢰성을 상실한 결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매년 시행하는 CPR에는 금강기획, 동방기획, 오리콤, DBM코리아, LG애드, MBC애드컴 등 6개 광고 대행사가 공동으로 조사비용을 출연했으며, 서울을 비롯한 6대 도시와 경기도 일원 4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31일까지 조사했다.
신문 매체력 조사 결과에 대한 논란이 일게 된 것은 중앙일보의 "세계신문협회(WAN)의 조사 결과 열독률 1위"라는 광고도 한 요인이다. 조선일보는 이같은 카피가 나오게 된 경위를 추적한 결과 "WAN에서 한국리서치(HRC) 수치를 인용했으며 자료의 부정확성을 인정했다"며 "신문협회를 통해 WAN이 중앙일보의 '과장광고'를시정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는 등 신문사간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또한 제일기획에서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등 4대 도시 2500명을 대상으로 매년 6월 실시하는 라이프스타일 조사에서도 중앙일보는 17.7%로 지난해 1위였으나(조선일보 16.1%, 동아일보 16.0%) 올해엔 19.0%를 차지, 조선일보(20.2%)보다 낮은 결과가 나와 더욱 예민한 상태다. 동아일보는 15.6%.
신문사들의 민감한 반응에 대해 한 광고대행사 한 간부는 "광고사에서 매년 비용을 들여 매체에 관한 CPR 조사를 하는 것은 ABC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다른 업종에는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과학적·객관적 데이터 수집이 유독 신문업종에선 번번이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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