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관련 경력이 전무한 법조인 출신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선배’인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27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전문성 부재와 과거 검사 시절 수사 이력 등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날 선 질문을 받고 방송·통신 “문외한”이라는 다소 굴욕적인 비판까지 들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검사 시절 수사 내용에 대해선 시기까지 상세하게 기억해 답변했지만, 통신 정책 등과 관련해서는 간단한 질의에도 쩔쩔매며 두루뭉술한 답변만 내놓기도 했다.
이날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위법 제5조1항 “위원장 및 위원은 방송 및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하여” 임명한다는 조항을 들어 관련 전문성이 전혀 없는 김 후보자 지명은 위법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27년을 검사로, 이후 10년을 변호사로 살아왔는데, 검사 시절은 물론이고 변호사가 된 이후로도 방송·통신 관련 사건은 전혀 맡은 적이 없다. 방송·통신 관련 경험이 전혀 없다는 건 김 후보자 스스로도 인정한 부분이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관련 경력이 전무한 것은 물론이고, 방통위원장에 지명된 지 3주가 지나도록 관련 업무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실시간 방송 플랫폼 사업자 트위치가 국내 과도한 망 사용료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 철수를 결정한 것과 관련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원론적인 수준에서만 답변하는 데 그쳤고, 글로벌 CP와 망 사용료 문제 등에 대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 질의에도 우물쭈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그런 김 후보자를 가리켜 “문외한”이라고 평가하며 “문외한이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되도 되는가”라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방통위에 많은 전문가도 계시고, 제가 이제까지 쌓아온 법률적 전문지식이나 규제 관련된 경험을 토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이소영 의원은 “방통위원장은 도전 욕구를 채워주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검사 출신 방통위원장 지명을 비판한 동아·조선일보 등 보수 성향 신문 사설을 읽으며 “후보자를 지명함으로써 보수진영에서마저도 대통령이 고립되고 있다. 지명받았어도 겸손하게 자중하며 사양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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