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열 EBS 사장이 최근 진행된 신임 투표에서 92.7%의 압도적인 불신임을 받았다. 노조는 “구성원의 뜻을 받아들이고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김유열 사장 신임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503명 중 417명이 불신임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자(450명) 수 대비 92.7%, 전체 조합원 대비로도 82.9%에 달하는 압도적 불신임이다.
EBS지부는 개표 직후 성명을 내어 “모든 구성원이 고대하던 첫 자사 출신 사장에 대한 기대가 불과 2년도 안 되어서 물거품이 된 순간이며, 김유열 사장에게 더이상 EBS의 수장을 맡길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EBS지부는 “2022년 256억 적자에 이어서 올해도 300억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 제작비 절감, 비용 절감, 파견직·계약직 감축 등 1년 내내 비상경영체제로 일관하며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피로감과 노동환경 저하를 초래했음에도 김유열 사장의 경영 성적표는 낙제점을 넘어 참
담하기까지 하다”면서 “2년간의 경영실패와 불신임 92.7% 투표 결과를 보았다면 김유열 사장은 오늘이라도 구성원의 뜻을 받아들이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김유열 사장에게 사상 초유의 처참한 경영성적표는 무능함의 증거이고, 신임투표 결과는 불통의 방증”이라며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공영방송 EBS를 이렇게 망쳐놓은 것이 30년간 EBS人으로 살아온 사장 김유열이라는 게 우리 EBS 구성원들에게는 더 큰 아픔이고 절망”이라고 탄식했다.
EBS지부는 앞서 내년도 임금 5% 삭감을 전제로 한 주 4.5일제 시행, 연차 100% 소진(연차수당 폐지) 등의 쟁점을 두고 사측과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던 중 사측 교섭위원의 ‘단협 파기 및 파업 종용’ 발언 등에 반발하며 지난달 22일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뒤 지난 4일부터 김유열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유열 사장은 지난 5일 직원들에게 전하는 글을 통해 “현재의 비상경영, 그리고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심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퇴 요구 등엔 “조금만 더 노력하고 협력한다면 머지않아 적자경영에서 벗어날 기반이 마련된다”면서 “이처럼 중대한 시기에 경영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성실히 노사 간 협상이 재개되길 바란다”고 사실상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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