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대표, 조기 퇴진키로… "연말까지 책무 다하겠다"

노조, 신임투표 결과 비공개 및 주총 소집 요구 않기로

배상록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이 조기 퇴진하기로 했다. 경영에 대한 조직원 불만이 높아지며 노조가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배 대표 임기는 애초 내년 2월까지였지만 올해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배 대표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질서 있는 퇴진 의사를 밝혔다. 배 대표는 “자리에 연연해 대표직을 연임할 의사가 없었다”며 “어제 노조에 이 같은 생각을 통보했다. 해임안 통과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노조가 주총을 소집해 해임안을 추진하고, 대표는 이에 맞서 방어권에 나서는 모습 자체가 경인일보의 성상에 누를 끼치는 일이라는 게 저의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연말까지 매출 증진과 증자 마무리 등 제게 주어진 대표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이후 혼란을 최소화하며 질서 있는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지금 언론 시장은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어렵지만 제게 주어진 시간 동안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경인일보 지부가 대표이사 해임을 안건으로 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일 창간기념식에서 경인일보 직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는 모습. /언론노조 경인일보 지부 제공

앞서 전국언론노조 경인일보지부는 지난 5일 대표이사 해임을 안건으로 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입점 실패를 비롯해 증자 계획 지연, 경영 실적 하락, 미래 전략 부재 등이 잇따르며 회사 경영에 대한 불만이 고조돼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상황에서 대표의 연임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주총 소집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인일보지부는 이에 따라 주주총회 소집 요구 조건을 채우기 위해 지난달부터 소액 주주들을 만나 위임장을 받는 방식으로 3% 지분을 확보했다. 또 11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배 대표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하고, 불신임이 나올 경우 주주총회 소집을 이사회에 요구하기로 했다. 다만 이날 배 대표가 노조에 질서 있는 퇴진 의사를 밝힘에 따라 노조는 투표 결과 공개 및 주주총회 소집 요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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