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권고사직 전제로 보도부문 30명 희망퇴직… 노조 반발

노조 "강력 반대, 노사 간 신뢰 완전히 깨졌다"

사진=JTBC 홈페이지 캡처

JTBC가 권고사직을 전제로 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희망퇴직 규모는 JTBC 및 계열사를 포함, 100명 수준으로 보도부문에도 30명이 할당됐다. JTBC는 희망퇴직으로 할당이 채워지지 않을 경우 권고사직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진배 JTBC 보도담당 대표이사는 지난 10일 공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전 대표는 “오늘 아침 경영위원회에서 연말까지 52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부채가 3400억원대로 800%가 넘는다. 부채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내년에도 이 상태면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 자구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고, 전사적인 희망퇴직에 보도부문도 같이 하기로 했다”며 “희망퇴직으로 할당이 채워지지 않으면 권고사직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보도부문은 인원감축 불가피, 조직개편도 함께 진행할 생각이고 연내에 조직개편 인사를 마무리하고 온에어(생방송)의 경우는 뉴스룸 중심으로 슬림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JTBC는 이날 오후엔 단체협약에 따라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을 만나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서 경영지원실장과 인사팀장은 JTBC와 JTBC미디어텍, 스튜디오아예(구 SJJ) 등을 포함한 계열사 인원 900명 중 100명 규모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JTBC 보도부문의 경우 전체 200명 중 30명으로 희망퇴직 인원이 할당됐다고 전했다. 희망퇴직 대상은 CL2(일반적으로 8년차 이상) 이상이며, 연차별로 위로금을 차등 지급하고 연내 희망퇴직을 완료할 계획이라는 점도 밝혔다.

중앙일보·JTBC 노조는 협의 이후 즉시 대의원회를 열고 해당 사안을 긴급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회사의 결정을 강력 반대하며 ‘JTBC가 무능한 경영 행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희망퇴직 및 권고사직이 아닌 다른 방식의 경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하선영 중앙일보·JTBC 노조위원장은 “JTBC 경영진은 수년간 적체되어온 경영 부진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권고사직, 정리해고를 전제로 한 희망퇴직을 하고 있다”며 “지난 3월 JTBC 기자들의 소속 전환 당시에도 조합은 ‘경영 상황이 불안한 JTBC로 적을 옮기게 되면 고용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사측에 수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반 년 만에 대량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이번 사측의 행태로 노사 간의 신뢰는 완전히 깨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은 앞으로 희망퇴직 절차와 내용의 적법성 등을 따지면서 사측에 빠짐없이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JTBC는 지난 3월 무리한 소속 전환 작업으로 기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재승인 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작업이었지만 한 달 만에 소속 전환 절차를 끝내려 했기 때문이다. JTBC에서 일하지만 소속은 중앙일보였던 기자들은 당시 잔류와 소속 전환을 놓고 빠른 결정을 내려야 했다. 특히 JTBC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다수의 JTBC 기자들은 소속 전환을 한다면 추후 처우가 바뀌지는 않을지 불안감이 컸다. 당시 JTBC는 ‘지금 당장 바뀌는 건 없다’며 기자들을 독려했고, 기자들 대부분이 JTBC에 잔류했다.

한편 JTBC는 다음 주 초 이수영 대표이사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가 충분치 않다면 보도부문을 대상으로 추가 설명회도 진행한다. JTBC는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라며 “광고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어 특단의 자구책으로 구조조정 안을 내놓게 됐다. 이번 희망퇴직은 조직 재정비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단기적으로 경영상황을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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