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108배에도… 방송법 본회의 상정 불발

16개 언론·노동시민사회단체 30명
국회 정문서 108배 하며 입법 촉구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6개 언론·노동시민사회단체가 방송관련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며 집중투쟁을 진행했다. 언론·노동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정치독립법 통과는 21대 국회에 맡겨진 역사적 과업”이라며 “모든 정당은 법안 의결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날 방송차를 국회 주변에 배치해 순회 투쟁을 벌이고 다음날엔 국회 주변에서 선전전을 진행했다. 이어 25일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30명이 국회 정문에서 릴레이 108배를 진행하며 방송관련법 개정안의 입법을 촉구했다.

16개 언론·노동시민사회단체가 방송관련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며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릴레이 108배를 진행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날 릴레이 108배엔 언론·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 30여명이 참여했다.


다만 21일 본회의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됐던 방송관련법 개정안은 결국 이날 상정이 불발됐다.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 방송관련법 개정안은 앞서 지난 4월27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 등으로 5개월 가까이 상정되지 못했고, 그 사이 공영방송 이사 및 KBS 사장 해임 등이 진행됐다.


희망의 불씨가 살아난 건 박광온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방송관련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언론계에선 이후 21일 본회의 상정 가능성이 점쳐졌고, 20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한 자리에서 민주당이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강하게 요구하며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결국 방송관련법 개정안 상정은 불발됐고, 더욱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생긴 민주당 내홍으로, 이후 본회의는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노동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2일 낸 공동성명에서 “정세가 어지럽다. 국민의 뜻을 모아 국회로 보낸 방송3법과 노조법 등 핵심 법안들의 처리가 정치적 혼란의 탁류에 유실될 위기에 처했다”며 “그러나 정세가 어지럽다고 해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의 진전을 멈출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내부의 정치적 혼돈과는 별개로, 무슨 수를 동원해서라도 9월내에 방송3법 처리를 완수하라”며 “국회의장도 지금 당장 방송3법을 안건으로 상정하라. 여야 이견을 핑계로 민생과 민주주의 진보를 위해 명백히 필요한 법안들을 안건 상정하지 않는 것은 국회 대표자로서의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언론·노동시민사회단체는 25일엔 예정대로 방송관련법의 입법을 촉구하는 릴레이 108배 투쟁도 진행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날 릴레이 108배엔 언론 관계자들뿐 아니라 이종훈 녹색병원 사무처장,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등 시민사회의 참여도 이어졌다. 윤창현 위원장은 108배 직후 “말과 글을 뺏기는 숨 막히는 상황에 비하면 이 108배가 가져다주는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마음이 비워지고 머리가 깨끗해지는 것 같다. 더 정갈한 마음으로 언론 자유와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쟁취하는 그날까지 여러분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방송관련법 개정안은 현재 9인, 11인 KBS와 MBC, EBS 이사회를 사회 각 분야 대표성을 반영한 21명의 ‘공영방송운영위원회’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청자사장추천평가위원회’가 복수의 사장 후보자를 추천하고, 재적 운영위원 3분의 2 이상의 득표로 사장을 결정하는 ‘특별다수제’도 법안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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