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이 임기를 1년 남기고 해촉됐다. 정 위원장은 15년 전 KBS 사장직 해임 전력을 언급하며 “‘기록’과 ‘법적 대응’으로 무도한 윤석열 대통령 집단과 다시 싸우겠다”고 밝혔다.
17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 일정으로 미국에 출국하기 직전 정 위원장과 이 부위원장의 해촉안을 보고받고 이를 재가했다. 해촉 효력은 18일 0시를 기해 발생한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0일 연간 자체감사 계획에 따라 방심위의 국고보조금 집행 내역에 대한 회계검사를 실시한 결과, 정 위원장과 이 부위원장 등이 출퇴근 시간을 어기고 업무추진비를 부당 집행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인사혁신처는 방통위 회계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윤 대통령에게 두 사람의 해촉을 건의했다.
이번 해임 결정으로 여야 3대6이던 방심위 구도는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방심위원 정원은 모두 9명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정 위원장과 옥시찬·김유진 위원, 현 여당인 국민의힘이 추천한 황성욱 상임위원과 김우석·허연회 위원,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이 부위원장과 정민영·윤성옥 위원으로 이뤄져 있었다. 정 위원장 후임을 윤 대통령이 임명하고, 이 부위원장 후임은 국민의힘이 추천하면 방심위 구도는 여야 5대4로 역전된다.
정 위원장은 해임 결정 직후 입장문을 내어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정 위원장은 “꼭 1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 감사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나를 구차스러운 방식으로 KBS에서 해임했다. 역사는 다시 뒤집어져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나를 해임했다”며 “이 전 대통령은 결국 감옥에 갔다. 윤 대통령의 운명도 이미 보인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가을이면 만 77살이 된다. 살 만큼 살았고,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한다”며 “불의한 권력과 맞서 싸우라며 한 길을 예비해주신 데 대해 감사 기도를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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