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감사원 감사 종료까지 방문진을 검사‧감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더 이상의 직권남용을 하지 말고 방문진 검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방통위는 오는 4일과 7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현장 검사·감독을 진행한다. 주무관청으로서 방문진 사무 전반과 안형준 MBC 사장의 주식 차명소유 의혹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방통위는 지난달 방문진 검사·감독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김효재 대행이 당시 단식농성 중이던 김현 위원에게 ‘감사원의 방문진 감사가 끝날 때까지 검사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단식농성과 검사 계획 모두 중단됐다.
김 대행의 약속과 달리 방통위는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27일, 방문진에 현장 검사‧감독을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감사원 감사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김현 위원은 3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김 대행에게 약속을 어긴 이유를 물었더니 5기 방통위는 7월31일(전임 한상혁 위원장 임기)에 종료됐고 8월1일부터는 6기에서 새롭게 현장조사를 한다고 했다”며 “김 대행의 일구이언이며 합의제 정신을 파기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위원회 기수는 규정에 근거하거나 법적 구속력이 없다. 8월1일부터 6기 출범이라면 본인이 위원장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현재 신임 위원장 지명자의 인사청문회가 준비 중인데, 위원장이 임명돼야 6기 시작이라는 다분히 상식적인 사실도 왜곡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은 “방문진 검사‧감독과 관련해 상임위원 간 협의 없이 기수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또 한 번의 직권남용”이라며 “김 대행의 비상식적인 언행과 방문진 검사‧감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통위는 이번 검사‧감독 절차와는 별개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의 해임을 추진한다. MBC 경영에 관리‧감독을 소홀했고, 주식 차명소유 의혹이 있는 안형준 MBC 사장을 선임했다 등의 이유다.(▶관련기사: 공영방송 이사장 해임 추진에 취한 방통위)
두 이사 해임에 대한 청문은 빠르면 오는 14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청문이 이뤄지면 16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남영진 KBS 이사장과 정미정 EBS 이사, 방문진 이사 2명까지 모두 4명의 공영방송 이사의 해임제청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방통위가 제출한 해임제청안을 재가하면 4인 모두 해임된다. (▶관련기사: 방통위 'KBS 이사장 해임 사유' 조목조목 반박한 야권이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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