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남영진 KBS 이사장 해임 추진... "청문절차 공식 개시"

KBS 이사회 사무국 "방통위 주장, 사실과 달라" 반박

방송통신위원회가 남영진 KBS 이사장의 해임을 제청하기 위한 청문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방통위 상임위원 간담회에서 정부·여당 추천 인사인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 주도로 남 이사장의 해임 제청을 추진하는 안건이 논의됐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조만간 남 이사장을 불러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 등에 대한 청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방통위가 해임 제청안을 의결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 남 이사장은 해임된다.


야당 추천 인사인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은 남 이사장 해임 추진이 규정과 원칙을 무시한 채 이뤄지고 있다며 반발했다. 김 위원은 지난달 입장을 발표해 “여권의 압박, 보수단체의 고발, 감사·수사를 통한 찍어내기는 이제 국민 누구나 알 수 있는 수순이 됐다”며 “KBS 이사진 구도를 개편한 후 김의철 사장을 해임하고 새 사장을 앉히려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남영진 KBS 이사장을 법인카드 부정 의혹과 KBS 방만 경영 방치 등의 이유로 해임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남 이사장에 대한 방통위 청문은 오는 9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방통위는 TV조선 재승인 심사 부정개입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윤석년 KBS 이사의 해임 제청안을 지난달 12일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일 바로 해임안을 재가했다. KBS 이사회 정원은 여권 추천 이사 7명과 야권 추천 4명 등 총 11명이다. 남 이사장과 윤 전 이사는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여권(현 야권)이 추천한 이사들이다. 만약 남 이사장까지 해임돼 그 자리에 현 여권 추천 이사가 임명되면 KBS 이사회 구도는 여야 4대7에서 6대5로 재편된다.


남 이사장의 법인카드(업무추진비) 부정사용 의혹은 지난달 12일 보수성향의 KBS노동조합이 제기했다. KBS노동조합은 남 이사장이 고향 소재 영농법인에서 수백만원대 ‘확인되지 않은 물품’을 수차례 구입했고, 회사 인근 중식당에서 한끼에 150~300만원대 식대를 지출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KBS노동조합의 신고를 받아 해당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남 이사장은 지난달 13일 발표한 입장을 통해 “KBS노동조합이 제기한 ‘확인되지 않은 물품’은 이사회 직원들을 위한 3~5만원대 명절선물(곶감)이었다”며 “중식당 지출은 정기이사회 이후 집행부 등 20여명이 참석한 만찬과 직원·관계기관 송년회였다”며 부정 의혹에 선을 그었다.


남 이사장은 “제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2021년 8월 이후 업무추진비 집행률은 2021년 38.3%, 2022년은 63.8%였다”며 “KBS노동조합은 이미 모두 공개된 내용을 마치 새로 파헤친 것처럼 호도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방통위가 내세운 또 다른 해임 추진 사유는 ‘KBS 방만 경영 방치’에 대한 책임이다. 그동안 국회나 방통위, 감사원 등이 지적했던 KBS 고액연봉 상위직급 문제, 과도한 복지제도 등을 개선하지 않아 이사장으로서 관리·감독의무를 해태했다는 주장이다.


남 이사장 해임 제청을 위한 청문은 오는 9일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방통위는 이날 남 이사장에게 해임 제청처분 사전통지서를 유치송달함으로써 청문 절차를 공식 개시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청문 시작 10일 전에 당사자에게 관련 사항을 통지해야 한다. 그러나 남 이사장과 연락이 닿지 않아 KBS 이사회 사무국에 문서를 전달했는데, 사무국 직원이 송달을 거부해 유치송달(송달로 인정) 처리한 것이다.


KBS 이사회 사무국은 “방통위의 유치송달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무국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비상임인 KBS 이사에게 전하는 문서를 사무국에 전달해놓고 송달이 완료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며 “이사장이나 이사 개인을 수신자로 한 우편물을 당사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사무국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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